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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식물원, 여름이었다
온유한식물누나24. 06. 30 · 읽음 281

안녕하세요? 온유한 식물 누나입니다. 어제 저는 소소한 면접 일정이 있어서 서울에 갔다가 서울식물원에 들렀답니다. 글의 제목을 고민하다가 아무 문장에나 '여름이었다'를 붙이면 감성적이고 아련한 느낌을 자아낼 수 있다는 밈이 생각나서 붙여 보았네요!

 

 

그리고 정말 여름이었습니다! 식물원에 온 모두가 사실 '너무 덥다!'를 외치며 티익스프레스라도 탄 것처럼 빠르게 식물원을 통과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주말임에도 관람객이 무척 적었고요, 나중엔 사진 찍는 것도 의욕이 없으신지 온갖 포토존이 텅텅~ 저는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답니다. 이번엔 사진 찍으면서  AI 지우개 쓸 일이 거의 없더라고요.

 

 

먼저, 야외 정원은요... 여기가 서울? 지금이 토요일?이 맞나 싶을 정도로 관람객이 없더라고요. 네... 바로 뜨거운 여름이기 때문입니다. 양산 야무지게 챙겨들고 가길 잘했어요. 예쁜 수련이 맑은 물 위에 동동~ 작은 물고기들도 참 많더라고요. 

 

 

수련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입니다. 꽃은 5∼9월에 핀다고 하니, 여름정원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수생식물이겠네요.  수련은 정오쯤 피었다가 저녁 때 오므라드는 일을 수일간 반복한다고 해요. 

 

 

수련하면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가 생각나는데요, 모네도 이 길을 걸었다면 무척 마음에 들어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확실히 여름 재질의 아름다운 풍경이었답니다. 

 

 

수국은 조금씩 시들어가고 있긴 하지만, 역시 대표적인 여름꽃이라 식물원 실내외를 장식하고 있더라고요. 와! 근데 사진에도 순간 포착되었듯이 벌들이 무지 경계를 하는 바람에 사진 한컷 찍고 얼른 튀었답니다. 

 

 

식물원 온실 내에서 식물을 볼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는 벌이나 벌레의 습격없이 안전하게(?) 식물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겠죠? 프로방스 풍으로 꾸민 실내 정원에도 수국이 가득하네요. 여기서 수국 좋아하는 가독성 님이 생각났어요. 

 

 

그리고 지중해 정원에 있는 올리브나무! 저도 올리브나무를 하나 키우고 있지만 밑동이 저렇게까지 굵게 자랄 거라곤 상상도 못했거든요. 저의 올리브나무는 너무 가늘고 날씬한데 이 듬직함이라니! 너무 멋있었어요. 

 

 

그리고 서울식물원의 포토 포인트 바오밥 나무! 전 이제 바오밥 나무하면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가 생각나더라고요. 화면에서 보던 찐 바오밥나무보다는 조금 덜 멋있었지만, 서울에서 바오밥 나무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은 진부하지만 많은 분들이 예상할 수 있듯이 바오밥 나무 옆에는 어린 왕자가 함께 한답니다. 미니 온실에 작은 사막처럼 연출한 테라리움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여름이라 그런지 다육식물들이 파김치가 되어 있더라고요. 하핫... 조금 아쉬웠네요. 

 

 

그리고 빅토리아 수련도 소소하게나마 만나볼 수 있었어요. 저는 빅토리아 수련을 오키나와에서 처음 봤는데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더라고요. 서울식물원의 빅토리아 수련은 아직 아기아기합니다. 

 

 

빅토리아 수련은 잎의 지름이  90∼180cm에 달해 예전에는 어린아이를 잎 위에 태우는 행사를 많이 했다고 해요. 브라질 아마존 강이 원산지로, 영국의 식물학자 존 린들리가 빅토리아 여왕을 기념하며 이름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식물원 스카이워크하면 많은 기대를 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조금은 소소합니다. 하지만 아래에서 올려다볼 땐 나무 윗부분을 제대로 관찰할 수 없잖아요? 이렇게 큰 미모사 나무도 스카이워크에선 제대로 관찰할 수 있답니다.

 

미모사도 이렇게 크게 자라는군요! 다른 관람객 분들이 잎을 톡 건드리니까 거짓말처럼 잎이 움츠러들더라고요. 아이들이 미모사에 특히 관심이 많은데요, 미모사 씨앗키트가 기프트샵에 판매하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아까 본 빅토리아 수련도 위에서 내려다보니 달라보이죠? 필레아페페같기도 하고 아직 작아서 귀여운 모양이네요. 여름이라 확실히 수생식물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

 

 

이제 우리는 식충이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 분을 떠올리게 되죠. 여기서도 생각난 우리 네펜코리아님! 특히 남자아이들이 식충식물에 특히 관심을 많이 보이더라고요. 저도 유심히 살펴보았답니다. 

 

 

요즘 아스파라거스를 키우고 있는지라 이 아이도 눈에 들어왔어요. 오동통~ 동물의 꼬리같은 귀여운 모습이네요. 식물원 여기저기에 지피식물로 많이 심어져 있더라고요. 

 

 

지금껏 저의 최애 식물원은 오키나와 북부에 있는 동남식물원이었어요. 하지만 기후의 한계가 있는지라 서울식물원을 거기에 비교하는 건 좀 무리겠더라고요. 생각보다 조금 규모가 작았고, 식물도 너무 밀집되어 있어서 이름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정글같은 느낌을 주려는 의도였을 수도 있지만요.

 

 

야외 정원이 너무 넓기만 하고 나무가 만들어주는 자연 그늘이 너무 없었던 점도 아쉬웠습니다.  메인 로드에 큰 나무 몇 개만 있어도 훨씬 시원할 것 같아요. 그늘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겠죠? 그래도 빡빡한 서울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은 것 같네요. 

 

 

더위 많이 타는 분들이라면 여름 식물원은 여러분에게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랑 간다면 그 아이들은 평생 식물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 확신합니다!! 저도 혼자서 간 걸 너무 다행이라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너무 복작복작한 봄보다 여름 식물원이 좋았어요. 시원한 옷과 양산 야무지게 챙겨들고 우리 여름 식물원을 산책할까요? 

 

 

 


 

P.S. 그리고 식물원 식물도 여름엔 시들시들해요. 최고의 전문가들과 직원들의 손길이 닿았을 텐데 말이죠. 

 

여름 정원은 계절 특성상 조금 빛을 잃기도 하고 시들시들 병충해도 많아져 식태기(식물 권태기) 오기 딱 좋은 시기인데요, 식물원 식물들을 보면서 조금 시들해도 괜찮아... 하며 느긋해져보기로 했어요. 

 

여러분들 잘못이 아니라 계절이 그렇습니다. 베란다 식물들 다 엎고 싶어도 조금만 참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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