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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보다 꽃이 좋아
URang24. 07. 03 · 읽음 55

 

 

처음 가지 꽃망울을 발견했을때,

너무나도 흥분한 나머지 

초점이 흔들려버렸지 뭡니까(ㅋ)

 

예전에도 가지꽃을 텃밭에서 본적은 있지만

굳이 자세히 보지 않았던 터라

가지꽃이 이토록 어여쁜 자태를 지녔을줄은

전혀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뾰족뾰족하던 꽃망울은

점차 오동통하게 꽃잎을 머금더니

 

 

보들보들 하늘하늘한 꽃잎 뭉치(?)는

연보랏빛으로 서서히 물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퐁! 하고 꽃잎을 활짝 터트린

제 생에 첫 가지꽃의 자태에

첫 눈에 반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몽실몽실 퐁신퐁신

보들보들한 연보랏빛의 구름꽃 같은 자태에

이리봐도 저리봐도 너무나도 어여쁘더라구요.

 

 

 

실제로는 이렇게 이파리 아래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습니다.

 

 

 

 

너무나도 어여뻤던 첫 사랑의 녀석은

활짝 피어난지 이틀만에

하고 낙화해버렸습니다.

 

...그런데 흙 위에 내려앉은 모습도

그저 어여쁘네요.

 

 

 

낙화의 아쉬움에 좌절할 무렵,

다행히 또다른 가지 꽃망울들이

쏙쏙쏙 나타나주고 있습니다.

 

 

 

또다시 몽글몽글한 구름꽃들이

옹기종기 피어났지만

첫번째의 그녀석을 봤을때의 감동과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이쁩니다.

 

 

 

아마 가지 열매로 변모하기전에

또 낙화해버릴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이렇게 여름내내 꽃만 피워내줘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키작은 방울토마토들도

작고 소중한 노랑이 꽃들을

톡톡톡톡 피워내고 있습니다.

 

 

딱히 수정시켜주지 않았건만

튼실한 열매들을 두어개 맺어주었습니다.

 

 

 

꽃도 너무 아깝고 소중해서

첫꽃은 따줘야 좋다는 말을 과감히 무시하고

이젠 곁순마저 수경재배로 살려두고있는 상황이지만,

 

빨갛게 익어준 열매마저 너무 아까워서

차마 수확하지 못하고

하루이틀 두고보며 거리두기 중입니다.

 

씨앗 심을때만해도

올 여름 방울토마토랑 가지는

실컷 잡아먹어주겠다는 일념뿐이었는데 말이죠.

 

 

한때 귀농한 청년농부를 꿈꿔왔던 저이지만

수확보다 관람만으로도 충분한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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