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세종수목원
EMTjin24. 07. 20 · 읽음 144

서울식물원이 생긴다고 할 때 너무나 가보고 싶었다. 아직까지도 갈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그 한을 풀어주는 곳이 집에서 한시간 남짓 걸리는 [국립 세종수목원] 이다. 크다 못해 광활하게 느껴지는 여기 모든 곳을 둘러보진 못하고 사계절전시온실만 항상 왔다갔다 하고 있다. 

 

매표소 입구에 다다르니 이번의 특별컨셉이 "무궁화" 임을 알리고 있다. 

 

매표소을 빠져나오자 마자 보이는 새로운 곳! 올해 처음 문을 연 가든센터인데, 원래 기프트샵에서 식물을 팔다가 여기로 자리를 옮겼다. 아...여기 너무 좋아서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식물을 주어담고 말았다. 

 

한박스 가득...플렉스 해버렸다...다신 이러지 않겠습니다.....

 

사계절전시 온실로 가는 길...한껏 멋드러진 계절 야생화가 만발해 있는 곳이라 왼쪽 보랴, 오른쪽 보랴, 고개가 바쁘다. 이번 컨셉인 무궁화가 심겨진 화분이 넘사벽이다. 

 

온실에 당도하면 볼 수 있는 외부 연못, 이 연못을 보고 있노라면 여기계신 박원순 샘의 [나는 가드너입니다] 책의 한 장면이 상기된다.

 

본인 미국 식물원 연수시절 '연'을 키우기 위해 고분군투 하던 경험으로, 연을 심은 곳에 퇴비를 진득히 발라준다는 대목인데 읽을때 그 냄새가 코를 찌르게 상상이 된 건 왜일까? 후각을 괴롭히고 시각을 충만하게 하는 [연], 읽을 당시엔 내가 연못을 파고 '연'을 심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내부에 들어서자 기획전시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어머, 저 간지나는 건 또 뭘까?' 애들 아이스크림을 얼른 물려주고 혼자 홀린듯 둘러보았다. 

 

괴근식물(?), 아가베(?), 박쥐란 ..동호인들의 소장식물을 함께 전시한 기획이라한다. 웬지..30대 간지나는 비혼주의 총각 식집사가 있다면 두터운 향수가 베인 집에 이렇게 해놓고 지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찌규나~~~

 

그 옆에 자리한 '반려식물 상담실'. 들어가면 그냥 앉아서 계속 상담받고 있고 싶어진다. 

 

이제 온실을 둘러봐야지, 습덥할 내부를 생각하며 냉수먼저 들이키고 나섰다. 

 

지중해온실, 항상 여기부터 시작을 한다. 

 

분수대(?) 여긴 꼭 사람을 한번 멈칫 하게 하는 곳이다. 물을 담은 조형과 아름다운 식물..완벽한 조합이다. 


온실을 나가는 길목에 있는 스페인의 종이꽃 '부겐빌레아' 가 만들어 놓은 아치는 나에게 '조금만 더 여기 머물고 가라' 한다. 

열대온실은 습덥의 끝판왕일것 같지만 국립의 클라스는 냉난방 설비가 장난아니다. 나올때 땀 궁물로 옷이 젖지 않기만 해도 난 이곳에 엄지척을 날린다. 

 

들어서자 마자 멈칫 포토존을 맞이한다. 내리는 폭포 뒤에 있는 느낌인데 여기는 얼른 한방 찍고 비켜주기 바빠 아쉽기만 하다. 

 

해을 거듭할 수록 열대식물들의 키가 천장을 찌를듯이 커가는것 같다. 

 

마지막, 특별전시관. 이번엔 피노키오다. 

 

피노키오 캐릭터와 함께 식물의 향에 대한 전시였다. 식물에서 채취한 향을 직접 맡아 볼 수 있었는데 우리 애들은 코를 틀어 막는다. 이런 솜털뽀송 어린이들 같으니라구....세상의 때가 묻으면 이성에게 호감을 사기위해 용돈의 몇 할을 써가며 몸에 바를 날이 오겠지...그땐 니 남친여친이랑 여기 오겠네? 

둘러보니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들이 알콩달콩 이뻐보인다.

 

세종수목원은 항상 엄마인 나의 애호장소인지라 아이들은 기프트샵의 만들기 장난감과 간식거리을 사주겠노라 꼬셔야 왕림해주신다. 이렇게라도 엄마가 사랑하는 공간에 같이 있어 좋다. 두 자녀도 다자녀 혜택이 적용되어 입장료는 무료로 들어오고 있는데 막내 아이가 어느 학년에 이르면 이 혜택은 더이상 적용받을 수 없다. 

 

그때까지 만이라도...애들아, 남친여친 팔짱끼고 오기전까지 만이라도...엄마랑 함께 여기 오자. 엄마가 과자 사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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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아이 엄마이자 퍼머컬쳐를 계승한 키친가든을 꾸미고 싶은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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