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 쓰는 유랑입니다.
육아휴직 2년차에
슬슬 제가 살만해진 모양입니다.
싱글일땐 집이나 공방에서 내내 키웠었던
구피를 다시 키워보고 싶어졌습니다.
원래도 수경재배방식을
가장 선호하기도 하지만
이제 두돌을 두달 앞둔 아기가
어릴때부터 물멍이 최애 취미거든요.
집 앞 수변산책로에 나가서도
졸졸졸 흐르는 물만 한자리에서
삼십분 넘게 보자고 고집부릴 정도로
상당히 물속성인 녀석입니다.
타지역의 아쿠아리움이나
아쿠아 카페 등등을 떠돌던 추억을 뒤로하고
이제 집에서도
물멍과 물고기 구경을 원없이 할 수 있도록
무려 두달간이나 고민하면서
'구피키우기'와 '어항꾸미기'를
수시로 검색하고 공부하며
열심히 새식구 맞이준비를 해보았습니다.
#1. 어항
먼저 구피 어항을 두루두루 검색해보다가
물 좋아하는 아기가
무엇이든 퐁당퐁당 넣지 못하도록
뚜껑이 있는 어항 위주로 찾아보았습니다
어항들이 생각보다 가격이 꽤 나갔지만
두루두루 후기를 참고해보면서
적당한 가격으로 하나 구입했고(from. 쿠퐝)
깨끗하게 씻어서 말려두었습니다.
#2. 입주민
드디어 입주민들을
지난 토요일에 입양해왔습니다.
구피들은 색상 혹은 종류에 따라서
가격이 1,500~3,000원까지 다양했고
저도 색깔별로 다양하게
총 일곱마리를 선택했습니다.
색상은 블루와 오렌지입니다.
이에 더해서
예전부터 한번 키워보고 싶었던
새우도 두마리 추가했습니다ㅋㅋ
빨간색 하나 노란색 하나.
원래는 애국적인 느낌으로
빨강 파랑을 하려고 했으나
파란색 새우 수조 애들이
죄다 숨어있는 바람에
그냥 노란색으로 주세요 했습니다ㅋㅋㅋ
근데 정작 데리고 와보니까
노란색 새우가 너무너무 예뻐서
너와 나는 운명이었다를 외쳤습니다.
물속성&물고기러버 베이비는
물맞댐 중인 물고기 봉지와 어항 곁에서
한참을 떠나질 못하고
의자에 매달려있었습니다.
" ! "
참고로 구피같은 열대어들을
키워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물고기 식구들을 처음 맞이할때에
'물맞댐'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기존에 살던 물에 적응해서
살고 있던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물)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물이 들어있는 봉지 째로
새로운 어항 물에 30~1시간 정도 담가둬서
수온이 비슷해지도록 해줘야 합니다.
워낙 예민하고 섬세한 녀석들이라서
물온도나 물상태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에
수돗물은 적어도 하루정도
미리 받아둬야 합니다.
정수기 사용후에 생수를 사먹지않게되어
여분 생수병이 없던 터라
저는 정수기 물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1시간의 물맞댐 후에
드디어 퐁당!
원래는 수초를 사서 넣으려고 했으나
일단 아이들이 물에 적응하는게 우선이기에
다잇소에서 골라온 천원짜리 인공수초를
몇시간동안 물에 담가놓았다가
한켠에 슬쩍 넣어두었습니다.
아직 휑하죠ㅋㅋ
저 인공수초라도 없었으면
진짜 허전할뻔 했습니다.
특히 빨간새우가 부끄럼이 많은지
내내 수초에 숨어있어서
'샤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이리저리 발발발 돌아다니며
활발한 노란 새우는
호기심이 많아보여서
'큐리'라고 지어주었습니다(ㅋㅋ)
물속성 베이비는
이제 수시로 물멍이 가능해졌습니다.
'박슈박슈~'
'엄마 최고~'
호기심천국인 아기답게 만져보고 싶어했지만
앉아서 보는거라고 했더니
바로 접수하고 얌전히 앉아서 봐주는
참 기특한 순둥이 베이비입니다.
예전에 키울땐
보글보글 산소통과 여과기를
둘다 설치해두고 키웠는데
자그마한 아기 구피들이나
종종 어른 구피들까지
저 산소통 혹은 여과기에서 뿜어내는
물살에 휩쓸려서 끼어죽을때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전 이번엔 기계의 도움은 받지 않고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대신 대형 스포이드를 사서
수시로 가라앉은 구피 응가들을
물과 함께 치워주고
그 물은 비료삼아 화분에 주기로 했습니다.
#3. 수생식물
#3-1. 몬스테라
집에 있던 결혼기념식수였던
(심지어 겨울에 얼어죽었다가 최근에 부활한)
몬스테라를 제일 먼저 넣어주기로 했습니다.
원래도 수경재배방식으로 키워온 녀석이라
물적응은 문제없을듯 합니다.
몬스테라의 기다란 잔뿌리 사이에서
꼬꼬마 구피들도 숨어놀기 좋을듯 합니다.
보통 이파리로 숨을 쉬기에
물밖에서 키우는 것이 좋지만
대부분의 이파리는 물밖에 두고
새로나는 약간의 잎들 정도는
물속에 담가놔도
녹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일단 깨끗이 씻어주겠습니다.
수경재배 방식이지만
역시 물때랑 이것저것 거뭇거뭇하네요
잘 보시면 원줄기는 지난 겨울에 얼어죽어서
몽땅 제거한 상태라 까맣게 흔적만 남아있구요
그 옆에서 새잎이 삐죽 부활한 모습입니다.
얼어죽은건 안타깝지만
일단 결혼기념식수라서 쉽게 버리지 못하고
세탁기 옆 공간에 방치해뒀었는데
새잎이 난걸보고 얼마나 기분이 묘하던지요...ㅋㅋ
최대한 열심히 뿌리를 씻어내주었습니다.
쿠퐝에서 산 어항 자체가
식물도 같이 키울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있는 어항이라서
여기에 뿌리를 담가주었습니다.
짜...잔.
아직 아기아기한 잎 두장 뿐이긴 하지만
없는것 보단 낫네요(ㅋ)
#3-2. 고구마
아기 맘마용으로
항상 비축해두는 고구마입니다.
요즘 날씨가 습하고 더워서 그런가
어느날 보니까 이렇게 예쁜
자주색 싹들이 모락모락 나고있더라구요
그래서 이 친구도 구피 어항에서
함께 키우기로 했습니다.
일단 흐르는 물에 깨끗이 세척해서
몇시간정도 물에 담가뒀다가
수생식물용 공간에 살짝 퐁당.
지금은 아기 새순들 뿐이라 티가 안나지만
어느날 보면
아주 풍성하고 근사한 덩굴 풍경을
볼 수 있답니다.
나중에 후기로 근황 올리겠습니다.
#3-3. 스킨답서스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는
식물 베스트 중 하나죠.
뿌리를 통해서 산소를 내뿜어서
별도로 산소통이 필요 없다고 하고,
마디마다 뿌리가 쭉쭉 자라나고
그 사이에서 산소가 나오면서 질소를 제거해서
자연 여과기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구피 배설물도 정화해줘서
어항을 깨끗하게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이야말로 최적의 수생식물이지요.
그런데 스킨답서스에는 독성이 있다고 합니다.
줄기를 막 자른 직후에는
독성이 있는 진액이 나오니까
안 잘라지게 조심조심해서 키워야할듯 합니다.
뜯어먹지는 말렴 얘들아.
붕어는 잡식성이라 마리모도 뜯어먹고
식물뿌리도 잘 뜯어먹는다더라구요.
저는 오직 순둥이 구피&새우만 키울거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번식력!!
완전 쑥쑥 마구마구
뿌리와 줄기가 성장하는 녀석이라
구피 놀이터로 최적의 존재입니다.
사실 때마침 열심히 오늘의 집에서
스킨답서스를 키우고 있었는데
거~~~~의 다됐어요ㅋㅋㅋㅋ
이 녀석은 아마
보름~한달내로 받을 수 있을듯 한데요
이녀석 와서 어항에 추가할때쯤이면
고구마 줄기가 쑥쑥 자라서
더 볼만할테니
그때 함께 보여드릴까 합니다.
저번에 받은 몬스테라는
너무너무 예쁘다며
엄마께서 데려가셔서
스킨답서스 다음에 바로 이어키울녀석을
몬스테라로 재도전하려고했으나,
오늘 알림이 왔는데
새롭게 커피나무가 추가되었다고 하네요
다음 타자는 저의 최애들중 하나인
커피나무가 되었습니다(야호!)
아참.
몬스테라는 뿌리가 제법 긴 편이라
먹이주는 구멍에 얹듯이 꽂아두고
구피들의 놀이터 삼아
뿌리를 길게 내려주었습니다.
아기 이파리 두개가 바들거리며
구멍에 매달려있습니다(미안)
기가막히게도 딱 뿌리만 물에 담기는 수위!!
이것이 바로 수경재배의 기본!!ㅋㅋㅋ
근데 아무리 열심히 씻어줘도
뿌리에 까맣게 물때같은게 끼어있어서
다시 씻어와야 했습니다.
그냥 씻어선 안돼서
거의 손톱으로 살살 긁어내다시피
한참 때벗기고 씻었는데 저렇게 더럽;;
씻어내길 잘했습니다.
근데 다시 씻어와도 거뭇거뭇;;;
(못마땅&찝찝)
일단 최선을 다했다고 합리화하며
흐린눈을 시전하기로 했습니다.
(귀찮)
물속성 베이비는
아예 어항 앞에서 놀기로 했습니다.
이것저것 들고와서
가지고 노는 모습을
물고기들에게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물고기 러버 베이비는
통에 뭔가를 넣었다 빼는걸 좋아라합니다.
쇠공을 텅텅 소리내며 넣었다 빼고 노는데
예민하고 소심한 물고기들에겐 미안하지만
어서 적응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물고기멍 좋지?
엄마도 엄청 좋아해.
아마 보름 혹은 한달 후쯤에는
보다 풍성해진 고구마 머리숱 자랑과
새식구 스킨답서스 물퐁당 모습,
그리고 잘하면 번식력 좋은 구피들의
치어자랑도 할수있길 바랍니다.
물멍 최고.
물고기멍 최고.
식물멍 최고.
이 모든걸 다 합쳐놓은
어항 속 수생식물멍 최고(!!!)
URang
취미가 직업이 되어버린 식집사이자 식물공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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