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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심은 씨앗, 작은 레몬트리가 되다!
온유한식물누나24. 08. 01 · 읽음 551

Yesterday you told me about

the blue blue sky
And all that I can see is

just a yellow lemon tree

 

풀스가든의 레몬트리 노래 다 아시죠? 어릴 땐 쿵짝거리는 노래에서 계속 '레몬트리'라는 단어가 들려오길래 뭔가  낭만의 상징인가보다 했는데, 가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레몬트리는 '우울한 현실' 또는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바보 멍청이인 나 자신'을 상징하는 것이더라고요.

 

*풀스가든의 보컬이자 이 노래의 작곡가의 여자친구가 차 사고로 레몬트리에 부딪혀 사망했다는 썰이 있지만, 썰은 썰일 뿐입니다. 

 

 

아무튼 우리에게 레몬트리는 우울한 현실이 아닌 뭔가 로망같은 것으로 자리잡은 듯 합니다. 저도 레몬나무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해오다가 우연히 키워보게 되었는데요, 역시나 그저 재미로 심은 레몬 씨앗에서 출발했답니다.  

 

 

레몬물 마시는 걸 꾸준히 하진 않지만 가끔 물 속에 퐁당퐁당해서 마시는 재미도 있고, 칵테일이나 탄산음료 마실 때 잔에 장식하기도 좋기 때문에 한번씩 레몬을 구입하게 되는데요... 이 때 몇 개씩 나오는 레몬씨앗... 안 심어볼 수가 없겠죠? 

 


레몬씨앗은 겉이 미끌거리는 점액질에 둘러 쌓여있는데요, 이걸 제거해주어야 썩지 않고 발아가 잘 된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사전정보없이 그냥 심어본 것이라.. 그냥 심었습니다. 하핫... 그래서인지 발아에 3주 가량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어쨌든 2개 모두 싹이 났답니다. 

 

 

또, 저는 이렇게 씨앗을 눕혀놓고 그냥 흙을 덮었는데요, 원래는 뾰족한 쪽에서 뿌리가 나오기 때문에 씨앗의 뾰족한 부분이 아래를 향하도록 흙에 살짝 꽂아주시면 된답니다. 적어놓고 보니 완전 실수담 같은데요, 어쨌든 둘 다 뿌리 잘 나고 싹도 잘 나왔어요.

 

+저는 식물이나 아이나 키우는 게 참 비슷하다 생각이 드는데요... 남들이 옳다고 하는 방식과 다른 육아의 길을 간다고 초조해할 필요 없는 것 같아요. 큰 틀에서 원칙만 지키고, 나름의 방식으로 보호만 해주면 아이나 식물이나 알아서 잘 크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대충 심은 레몬 씨앗이 마침내 싹이 올라왔답니다. 땅에서 고개를 들어올리는 저 모습이 참 기특하고 예쁜 것 같아요. 

 


지금은 무지개 다리를 건넌 우리 가지들 사이에서 잘도 자라났던 레몬~ 성장 속도가 무척 빨라서 키우는 재미가 있었어요. 3월 5일에 씨앗을 심었고, 이건 지난 5월경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가지에 병충해가 생겨서 레몬까지 약간 피해가 있었지만 잘 이겨냈습니다. 

 

 

곧 화분이 비좁아져서 15cm 포트분으로 옮겼답니다. 아직 어린 모종인데 가시가 뾰족뾰족 보이는 게 정말 시트러스류 과실수 같구나 싶어요. 

 

 

저는 베란다에서 레몬의 친척 뻘되는 깔라만시를 작은 모종부터 키우고 있는데요, 이 아이도 무시무시한 가시가 올라와서 가끔 가시를 잘라준답니다. 가시를 잘라도 생장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아요.

 

 

장마철 동향 베란다에서 조금 웃자란 모습인데요, 레몬나무는 햇빛을 좋아하니 빛이 가장 좋은 곳을 확보해주는 것이 좋고요, 비료 요구량도 높다고 하니 비료도 틈틈이 챙겨주는 것이 좋아요. 저는 원두커피 내리고 남은 찌꺼기에 물을 타서 가끔 부어준답니다. 

 

 

일단, 레몬나무는 대부분 자가수정이 가능하고, 1~2년내 레몬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주로 농장이나 업자 분들이 말씀하시는 경우더라고요. 이 때는 대목으로 접목을 했을 때 경우인 것 같고요... 품종에 따른 차이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집에서 씨앗으로 키울 때는 10년이 지나야 열매를 볼 수 있을까 말까? 라고 하는데, 과연 그럴지 한번 열심히 키워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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