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간의 사랑은 흔히 호르몬적 작용에 의해 촉발되는 경우가 많고 그게 또 자연스럽지만 그에 못지 않게 오래 지속되려면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볼꼴 못볼꼴 다 보아도 여전히 함께 하고 싶은 마음 말이다. 마치 내가 그로로팟 4기 토마토 우리 토깽이에게 스며들어 갔듯. 소설 '미 비포 유 (Me before you)'는 그렇게 서로 깊이 이해하는 사랑, 스며드는 사랑을 보여준다.
연인이 보통 사람과는 다른 사람이라면 사랑은 많이 힘들어진다. 이 소설의 남자도 보통 사람과는 많이 다른 연인이다. 사지를 못 쓰는 장애를 가진 남자.
남자는 스키와 페러 클라이딩을 즐기며 온갖 미녀들과 데이트를 하던 잘 나가던 런던의 금융 전문가였지만 한 순간의 교통 사고로 목 밑을 움직일 수 없는 사지 마비가 된다. 검은색 줄무늬가 있는 노란색 스타킹을 제일 좋아하는 쾌활하면서도 속 깊은 영국 시골 처녀 루이스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그의 간병인이 되면서 까칠한 그를 어려워한다. 그러나 창백한 얼굴로 매일 휠체어에 앉아 방 안에 갇혀 매일 매일 신체적 고통과 싸우는 걸 마음 깊이 이해하게 되면서 윌에게 스며든다.
'다 잘 될 거야! 이겨내 보는 거야!' 말하는 친구들이 실제로는 동정과 자기 안도의 눈빛을 보이는 걸 느끼고 외출하면 바닥에 있는 작은 턱조차도 거대한 장애물이 되는 걸 루이스는 윌과 함께 경험한다. 자신을 까칠하고 시니컬하게 대해도 루이스는 거기에서 윌의 고통을 보고 느끼며 사랑에 빠진다.
루이스도 윌 때문에 변한다. 작은 시골 마을을 벗어나 본 적도 없고 그 너머의 꿈을 꿔 본 적도 없는 루이스에게 윌은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루이스가 꿈을 꿀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로맨스 소설은 사랑의 상대가 장애인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루이스는 진심을 가지고 인생을 사는 여자이기 때문에 윌의 고통을 자기 몸처럼 이해한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나도 장애인이 어떠한 어려움을 겪는지 루이스처럼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진정으로 윌을 사랑하는 루이스의 마음에 스며들게 되었다.
함께 여행 간 휴양지에서 둘의 사랑은 불꽃처럼 폭발해 로맨스 소설다운 달달함이 넘친다. 한 밤중 바닷가에서 루이스가 사랑한다고 죽지 말라고 외치는데 괴로운 얼굴로 그걸 거부하는 윌을 보면서 나는 안타까움에 목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를 이 소설을 보면서 절절히 느끼게 되엇다. 우리가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해야 한다는 걸 알려준 작품이다. 식물을 사랑한다면 식물에 스며들어 온 마음을 다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의 토마토처럼 이제 막 시작한 몬스테라에게도.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꽃사슴
20 여년간 식물이들과 함께 한 식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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