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생각나는 그 영화-
리피초24. 08. 10 · 읽음 130

 

누군가 '당신의 인생 영화는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본다면 감명깊게 봤던 영화 몇 개가 떠오른다. 보통 내가 재밌다고 느끼는 영화는 너무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고, 보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거나 긴 여운이 남는 영화이다. 

 

인생영화라고 하면 항상 떠오르는 영화 중 하나인 이 영화는 딱히 내 취향도 아니고, 뭐라고 수식어를 붙여야할지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지만- 이따금 떠오르는, 내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이다. 

 

그 영화는 바로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아마도 사람마다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영화일 것 같다. 재미있게 본 일본 영화나 드라마가 있어서 종종 일본 영화를 찾아보곤 하는데 사실 취향에 맞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그래도 나의 첫 일드였던 '썸머 스노우'가 좋았어서 계속 찾게 되는지도- 일드 '마더'도 정말 웰메이드였다.) 이 영화는 기사를 보고 우연히 알게 되어 친구와 함께 보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감상편만 남겨보고자 합니다. 

 

화려하고 개성있는 연출이 흥미로웠고, 과장된 표현이 좀 낯설기도 했다. 아빠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마츠코가 짠하기도 했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빠져들어 보게 되었고 영화 마지막 부분에는 언제부터 울었는지도 모르게 한참을 울고 말았다. 무슨 감정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다양한 감정이 뒤섞여 휘몰아치는 느낌이었달까- 영화의 여운이 몇 주간 지속되었던 것 같다. 

 

진짜 사랑이 뭔지 배우지 못했고,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평생을 몸무림쳤던 외로운 한 사람의 이야기가 참 마음이 사무치게 아팠다. 

 

이 영화를 보며 결핍이 한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인간은 완벽하게 불완전한 존재여서 결핍이 없는 사람은 없다.

*픽사베이 이미지 참고 

 

아직 자라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내면의 상처받은 아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되면 그 결핍을 가리고 채우기 위해 겹겹이 가면을 쓰게 된다. 진짜 나를 위한 선택을 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 가면이 학벌이 되기도 하고, 인간관계가 될 때도 있고, 경제적인 성공일 수도 있다. 

 

나의 결핍을 인식하고 그것으로 인해 파생되는 나의 행동양식이나 선택들을 알면 그 결핍에 지배당하지 않고 발전적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물론 쉬운 과정은 아니겠지만- 

 

"don't let your past ruin your future." 
내가 존경하는 분이 해주신 말인데 종종 과거에 묶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 생각나는 말이다. 

 

인생 영화를 생각해보며-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보고 사랑에 대해, 결핍이 미치는 인생의 영향에 대해 한 동안 깊게 빠져 들었던시간들이 떠올랐다. 

 

과연 내가 이 영화를 또 볼 수 있을까? 

한 번쯤 더 보고 싶긴한데 아직은 자신이 없다. 

 

누군가에게 꼭 봐! 라고 추천하기에도 애매하다. 

취향에 안 맞을 수도 있고, 엄청난 재미가 있는 영화는 아니어서. 하지만 재미있게 본 수많은 영화 중에 이 영화가 아직도 떠오르는건 뭔가 이유가 있겠지-

다른건 몰라도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은 영화임엔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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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피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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