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래머블 몬스테라!
요즘엔 SNS에 올리면 조회수와 좋아요를 부르는 식물들이 사랑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소위 인스타그래머블한 식물이라고 하는데, 그 원조가 바로 몬스테라가 아닐까 합니다.
해외 식물 애호가들이 별스타그램에 #monsteramonday 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월요일마다 몬스테라 사진을 업로드하는 의식을 치를 정도로 사랑받는 식물이기도 하죠. 이제 몬스테라는 국내에서도 국민관엽식물 정도? 희귀하거나 잎의 무늬가 독특한 세부 품종을 찾는 수요마저 이미 너무 흔한 모습입니다.
몬스테라야, 미안해!
몬스테라가 급격하게 유행하는 바람에 품귀 현상을 빚고, 수경재배용으로 잎 한 장 얼마에 팔았던 시절부터 저도 중형 크기의 몬스테라 포트를 운좋게 구매해서 몇 년동안 키웠었어요.
그늘에서도 잘 자란다는 말만 믿고 거실 한 구석에서 대형 사이즈까지 키우다 수형이 엉망이 되어서 작별을 한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몬스테라에 미련이 많이 남아서 지금은 이렇게 작은 모종을 구해 키우고 있죠. 다들 아시는 오늘의 *표입니다. 역시나 몬스터처럼 쑥쑥 잘 자라네요. 가을에 예쁘게 분갈이해주려고요.
그리고 드디어 파묘하다 뿌리까지 뜯어먹은 몬스테라 씨앗이... 지상부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이번에 실패해서 최우수 식집사 반납하나 했는데... 겨우 체면만 살렸습니다. 베란다가 요즘 최고 38도까지 올라가는 최악의 더위에다 흙에 좀 깊이 심은 게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뉴진스를 닮은 레트로 열풍!
몬스테라는 국내에서도 7~80년대에 개업 화분 선물로 유행했던 식물이라고 해요. 하지만 지나치게 덩치가 크고 감당하기 힘든 부피로 성장하는지라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하네요. 특히 웬만한 광량으로는 게다가 수태봉의 서포트 없이는 수형이 예쁘게 자라진 않는 편이라 많이 버려졌다고 해요.
하지만 레트로 열풍인지, SNS의 힘인지 다시 자신의 시대를 찾은 몬스테라! 몬스터처럼 덩치가 커서 존재감 한 번 확실하고, 커다란 잎에 구멍이나 찢김이 발생하는지라 무척 이국적인 느낌을 주죠. TV 광고나 잡지 화보에 몬스테라가 자주 등장하는 건 우연이 아닌 것 같아요. 그만큼 포토제닉하고 멋진 몬스테라입니다.
스위스 치~즈 플랜트
몬스테라는 잎에 구멍이 숭숭 뚫린 모양이 마치 치즈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Swiss Cheese plant라는 별칭이 있어요. 만화에선 생쥐가 노랗고 단단한 치즈 덩어리를 쫓는 모습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 구멍 뚫린 치즈가 스위스 치즈인데, 몬스테라의 잎이 그 치즈 구멍을 떠올리게 한다나요?
어린 몬스테라는 구멍이나 찢김이 없는 하트 모양의 부드러운 잎모양을 가지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 자라면 새로 돋아나는 잎에서 구멍이 생기거나 찢기는 성질을 보이게 됩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해요.
스스로 찢김을 선택하다
첫 번째 이유는 바람에 의한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입니다. 대부분의 관엽 식물은 열대 우림이 원산지인 경우가 많아요. 이곳은 햇빛이 지독하게 강하며 언제 비바람이 몰아칠지 모르는 거친 자연환경이기도 하죠.
야자수 잎은 강한 비바람에 의해 이리저리 흔들려도 잎 사이사이로 바람이 흘러가기 때문에 줄기가 꺾이거나 잎이 찢기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요. 몬스테라와 같이 크고 둥근 잎을 가진 식물의 경우에는 잎에 구멍을 발생시키면 구멍 사이로 바람이 흘러가는 길을 만들 수 있대요. 거리의 현수막에 뚫린 구멍같은 역할인 것이죠.
햇빛을 함께 나눠요
두 번째 이유는 조금 더 감동 포인트가 있는데요... 관엽 식물은 열대 지방의 강한 햇빛을 피해 큰 나무 그늘 아래 숨어 사는 은둔자들이에요. 광합성은 해야 하니 큰 나무들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은은한 빛을 즐기죠. 다른 나무 줄기를 타고 올라가면서 빛을 조금 더 갈구하는 성향도 보이고요.
그런데 몬스테라의 경우에는 잎이 워낙 크다 보니 상부의 잎이 하부 잎에 가야 할 빛을 가리는 경우가 생긴다고 해요. 그래서 새로 돋아나는 잎들은 잎 여기저기에 구멍을 내어 아래쪽 잎에도 빛을 나눠주는 방식을 선택합니다.
나만 잘 사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 함께 사는 배려와 공존을 선택합니다. 너무 인간적인 해석이 아닌가 모르겠지만 그런 배려가 식물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네요.
그나저나 멕시코에서는 몬스테라 뿌리로 바구니도 만들고, 페루에서는 밧줄을 만들기도 한다죠. 몬스테라가 그렇게 유용한 식물이었다니! 작은 씨앗으로 시작한 몬스테라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자라날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이번에는 부족한 빛을 식물등으로 조금씩 보조해가면서 멋지게 키워보고 싶네요. 몬스테라를 어떻게 잘 키울 수 있을지 우리 함께 팁 나누며 예쁘게 키워봐요.
온유한식물누나
안녕하세요? 늘 온유하게 살고 싶은 식집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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