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행 3일째에는 파탸야 근처에 있는 악어 농장에 갔어요. 여기서 각종 동물과 식물들이 많다고 해서 기대가 컸습니다. 악어, 기린, 호랑이, 코끼리 같은 동물들을 만났어요. 동물들이 동물원에 갇혀 있지만 어릴 때 놀러 갔던 한국 동물원 동물들과는 달리 생명력이 훨씬 살아 있었어요. 이 동물원은 동물들을 동물스럽게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키 큰 기린은 혀를 내밀고 바나나를 받아 먹는 게 귀여웠어요.
악어는 흉포하게 생겼지만 관중 앞에서 일벌리기 시전을 하니까 귀엽더라구요.
호랑이는 정말 늠름하고 잘 생겼어요.
제가 호랑이한테 '잘 생긴 오빠! 여기 좀 봐줘요!'하고 소리치는데 얼마나 도도한지 쳐다 보지도 않고 함께 온 한국 관광객들만 나를 쳐다 보드라는. ㅎㅎ. 옆에서 보던 태국인이 뭐라뭐라 소리를 지르자 호랑이가 그 쪽만 쳐다봤어요. '야! 내가 엄청 너 칭찬했는데 못 알아듣지!'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나오는 길에 또 흔한 야자수들을 온갖 형태를 만났어요. 여러 모양이 있었는데 수세미처럼 생긴 이 녀석도 야자수라고 하더라구요.
역시 야자수의 나라!
이 나무는 희한하게 생겼는데 이름을 모르겠어요.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그러나 이날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반얀트리' 나무입니다.
거대한 나무 줄기에서 뿌리가 공중으로 떨어지고 있어요. 줄기에서 떨어지는 뿌리가 땅으로 향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 '아바타'에서 원주민들이 신과 소통하는 바로 그 지혜의 나무입니다. '반얀'이라는 단어 자체가 불교에서는 '지혜'라는 뜻을 가진 인도어이고 우리가 흔히 아는 '반야심경'의 그 반야입니다. 실제로는 처음 봤는데 감동이 밀려들어 오드라구요. 마치 나무에서 지혜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 곳에서 이번 여행의 미션인 '몬스테라'를 발견한 줄 알았어요.
이렇게 생긴 놈을 만나서 '드디어 몬스테라다!'하고 달려 가서 얼른 사진을 찍었지요. 물론 잎이 찢어지지 않아 의심을 하며 스마트렌즈를 들이댔는데 검색 결과를 못 내더라구요. 한국에 돌아와 인터넷을 찾아 자체적으로 '몬스테라'라고 결론을 냈지만 커뮤니티 톡에 올린 결과 아닌 것으로 판명이 됐습니다. '파초 일엽'이라고 합니다.
결국 저의 태국 여행 미션의 하나인 길거리 '몬스테라'는 보지 못하고 돌아왔어요. 그러나 대신 흔하디 흔한 야자수들과 방콕과 파타야 곳곳에서 잡초처럼 자라고 있는 바나나들 그리고 신비한 나무 반얀 트리를 만나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이상 태국 식물 여행기 3탄의 끝입니다. 여러분도 태국 가시면 참고하세요!
꽃사슴
20 여년간 식물이들과 함께 한 식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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