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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자연으로
올 여름 휴가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방학인데도 휴가를 즐기지 못했다.
그 누구보다 놀기 좋아하는 뽀로로를 닮은 아이 아빠는 그것이 못내 아쉬웠는지 엊그제, 근교 지역캠핑장을 덜컥 예약했다.
첫 오토캠핑
나의 어릴적엔 피서철 강가 근처에 텐트 쳐놓고 1~2박하는 야외취침이 익숙했었다. 그건 내가 아이여서 그 준비과정이 내 기억에 없었기에 미화(?)되어 있을 수 있다.
짐을 싸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직접 팩을 박아 텐트를 치고, 가져간 화롯대에 숯에 불을 붙이고, 장작을 떼고, 모기와 사투를 벌이며 잠을 자는 캠핑은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우리는 심지어 텐트가 원터치여서, 타프만 팩으로 박고, 세웠는데도 땀범벅에 1시간이 걸린 캠린이였다.
오토캠핑의 장점인 차를 옆에 세워둬서 짐을 옮기고 싣는 것은 크게 힘들지 않았다. 첫째 아이와 남편은 차에서 차박을 하고, 둘째 아이와 나는 텐트에서 취침을 하기로 했다. (넷이 자긴 좁아서)
남편은 힘들어 하면서도 신이 났다. 본인의 로망을 이루는 순간이라..ㅎㅎ
캠핑의 맛
캠핑의 큰 목적 중에 하나인 고기를 구웠다.(남편이) 숯에 불을 피우고, 숯이 하얗게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남편은 고기를 잘 굽는 방법을 유튜브로 터득했다. 맨 밑에 알루미늄 호일 접시에 물을 받아서 놓고, 다쓴 불판 망을 접어 넣는다.
그 위에 다시 숯을, 그 위에 망을 올리고 고기를 구우면.. 떨어지는 고기 기름이 숯에 머물지 않고, 물로 떨어져서 고기가 타지않고 잘 익는다.
아이들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캠핑장 안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와 산책로, 큰 칠판(?)등 소소하게 놀거리가 있다.
숯이 다 식으면 장작을 땐다.
일반 산에서는 절대 안되지만, 캠핑장 지정된 장소는 가능한 불멍- 고구마도 굽고, 마시멜로도 구워먹으며 타닥타닥 나무타는 소리를 듣는 것은 또다른 힐링 타임이다.
밖에 나오면 꿀잠을 자는 아이들.
아직 해가 일찍 뜨기 때문에 안대는 필수-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나만의 시간을 가져본다.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캠핑장을 한바퀴 돌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그림을 그려볼까 하는데, 캠핑장의 마스코트인 고양이 한 마리가 돗자리안으로 들어 오더니.. 겁없이 가방을 뒤적인다(?)
앉아서 털을 고르고 앉아있다가 눈치를 슥 보더니.. 다시 간다. 주변에 먹을 것이 없었다.
하하하하- 고기 몇 점 남겨 놓을 걸..
오전에 비소식이 있어서 아침식사후 텐트와 장비를 빨리 정비하고, 근처에 구리 곤충생태관과 구리타워를 구경하러 갔다. 가는 길에 고목들이 멋드러져서 참 좋았다.
캠핑은 사실 피곤하다.
가져갈 짐도 많고, 식, 주를 일일히 손수 준비해야 하는 부분에 품이 많이든다.
그치만 자연과 가까이 하는 캠핑은 또 다른 추억을 만든다. 타프를 직접 치고 그 끈 하나를 옆에 있는 큰 나무에 묶어 그늘을 만든다. 뜨거운 날씨 가운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자연속에서 자연의 도움을 받는 부분을 배울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이라 더 소중한 경험인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나중에 커서도 선선한 가을이 되면 아이들이 캠핑을 떠올리는 계절이 되길- 자연속에서 쉬는 법을 그리워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모린
초보 텃밭러, 식집사를 꿈꾸는 식린이, 종종 그림도 그리고, 두 아들과 함께 자라고 있는 모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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