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에 사는 리피초입니다 :) 

저는 지난 2달 동안 '제주생활공론'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어요. 제주생활공론이란 특정 주제에 대해 관심있는 도민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많은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전하는 활동이랍니다. 

올해의 주제는 '제주바다'였어요. 특별히 2가지 자세한 이야기로 토론을 시작했는데 첫번째는 '제주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였고 두번째는 '제주 바다에 사는 생물들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저는 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많아 첫번째 그룹에서 토론을 했습니다. 관광시즌 쓰레기 문제, 어업 쓰레기, 바다 불꽃놀이 쓰레기, 일회용품 쓰레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희 테이블에는 '디프다제주'라는 플로깅 단체 대표님도 함께 해서 바다쓰레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제주에 사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 

관광객일때는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제주에 살아보니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제주에 관광객으로 왔을 땐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바다와 귀여운 바다생물들을 보며 마음이 편안해지고 힐링되는 것을 경험했었지요. 그땐 제주 바다에 있는 쓰레기들과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 생물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제주 바닷가 근처에 살고 있어서 자주 바다를 찾고 조깅도 하고 산책도 합니다. 파도가 심한 다음날엔 많은 바다 쓰레기가 몰려옵니다. 쓰레기 중엔 어구 쓰레기와 중국 쓰레기도 꽤 많습니다. 처음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중국 사람들에게 화가 났는데 일본 해안에는 우리 나라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얘길 듣고 전세계로 해양쓰레기가 돌고 도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여러 플로깅 단체와 지자체가 열심히 쓰레기를 줍고 있지만 하루면 다시 바다에 쓰레기가 쌓입니다. 결국 쓰레기는 줍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덜 버리는 것'과 '잘 버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휴가철 바닷가엔 불꽃놀이 쓰레기와 경치 좋은 곳엔 일회용 커피 쓰레기, 배달음식 쓰레기, 물티슈, 값 싼 다이소 물놀이 용품들이 굉장히 많이 버려집니다. 바닷가에서 불꽃놀이를 하는건 불법이지만 여전히 팔고 있고, 소비하고 있고, 버려집니다. 다이소 물건은 싸기 때문에 일회용으로 생각하고 사서 소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바람에 날려간 물티슈는 바다 곳곳에 떠돌면서 썩지도 않고 쌓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뜨거운 햇빛에 녹아 new rock(뉴락) 플라스틱 돌처럼 되어 돌과 모래에 섞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사랑하는 바다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1. 내 쓰레기는 책임지고 잘 버려주세요. 

여행을 하다보면 쓰레기가 어쩔 수 없이 생길 수 있습니다. 쓰레기를 버릴 쓰레기통을 찾지 못할 때도 있지요. 편의점에 가서 10리터 쓰레기 봉투를 사서 차에 두고 모아서 버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제주도에는 육지에 없는 '재활용 도움센터'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다양한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항상 쓰레기를 잘 버릴 수 있게 도와주시는 분이 상주해 계십니다.  네어버 맵에 검색하면 내 위치에서 가까운 재활용 도움센터를 찾을 수 있어요. 보증금을 낸 컵을 가져가면 보증금을 받을 수도 있답니다. 

제주에서 쓰레기를 어디에 버릴지 모르겠다면 '재활용 도움센터'를 찾아주세요~ 보통은 해수욕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니 물놀이를 하고 나온 재활용 쓰레기는 이곳에 가져가서 버릴 수 있습니다. 바닷가에서 놀 땐 바람에 잘 날려가는 물티슈 사용을 자제하고 사용한다면 날려가지 않게 주의해주세요. 바다 근처에 버린 쓰레기는 바닷바람에 의해 날려 바다로 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종종 누군가 버린 쓰레기가 마치 쓰레기를 버려도 된다는 정당성을 부여하듯 그 위에 쓰레기가 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쓰레기들은 누가 수거해가지 않는 이상 바다로 가겠지요. 

일상에서는 쓰레기를 '잘'분류해서 버려주세요. 제일 귀찮지만 중요한- 박스테이프 떼서 버리는 것, 귀찮지만 꼭 해야할 일입니다. :) 

2.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하고 싶다면 바닷가 플로깅을 참여해보아도 좋아요. 

제주에서 활동하는 플로깅 단체와 함께 바닷가 쓰레기를 주워보며 적극적인 행동을 해볼 수도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바다에서 주운 쓰레기는 바다염분과 이물질이 많이 있어서 불연성 쓰레기로 처리해야 합니다. (특히 바닷물에 오래 담가져 있는 쓰레기는 더더욱 따로 버려야 한다고 해요.)

바다 근처에서 젖지 않은 쓰레기는 주워서 일반쓰레기 봉투에 일반쓰레기로 버려도 괜찮습니다. 플로깅 단체와 일정이 맞지 않는다면 가족이 함께 주워서 버리는 방법도 있어요. 

인스타에서 아래의 단체를 검색하면 플로깅 일정을 확인하고 예약을 할 수 있습니다. :) 

@plasticfreejeju

@p_log

@ploving_kr

@diphda_jeju

@jejucleanboysclub

@jeju.hondi

3.일상에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쉬운 것부터 실천해보아요.

제주 여행을 갈 때 번거로울 수 있지만 텀블러 하나 챙겨 가면 어떨까요? 이것만으로도 여행하면서 많은 쓰레기를 줄일 수 있어요.

제가 환경을 위해 처음 실천했던 것은 '텀블러 사용하기'였습니다. 사용하다보니 장점이 많더라구요.ㅎㅎ 시원한 것은 더 오래 시원하게, 따뜻한 것은 더 오래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 넘 좋더라구요. 미세 플라스틱 걱정을 안해도 되구요. 그 다음으로 한 것이 '장보기 가방 사용하기'였어요. 이것만 해도 비닐 사용이 많이 줄었습니다. 뭐든 시작은 쉬운것부터 하는 것이 오래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에 실천하려고 하는 것은 '물티슈 사용 안하기'입니다.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지만 수건이나 행주에 물을 묻혀 사용하거나 조금 번거로워도 화장실가서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사용량이 많이 줄더라구요.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쓰레기를 줍는것보다 더 중요한 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주에 '지구별 약수터'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구별 약수터는 텀블러를 가지고 가면 무료로 물을 리필할 수 있는 카페들을 뜻합니다. 제주에서 plsticfreejeju라는 단체에서 시작한 운동입니다. 구글맵에서 '지구별약수터'를 검색하면 제주도에 있는 지구별약수터를 찾을 수 있어요. 제주도에 여행을 왔을 때 생수를 사먹지 않고 지구별 약수터에서 리필해보면 어떨까요? :) 돈도 아끼고, 이렇게 플라스틱 쓰레기를 하나 줄일 수 있어요. 제주에 지구별 약수터가 있다면 서울에는 '오아시스 서울'이 있지요. 서울에 사시는 분들은 오아시스를 이용해보세요. 생수만 사먹지 않아도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답니다. 

저는 제주도를 참 좋아합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보물같은 섬이 있다는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래오래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싶습니다. 다음 세대에게도 이 아름다운 바다를 보여주고 싶구요. 나의 작은 실천으로 뭐가 바뀔까 싶을 때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하는 작은 실천이 모여 물결이 되고, 파도가 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바다이야기였지만 사실 땅의 이야기, 하늘의 이야기이기이기도 합니다. 좋은 땅, 햇빛, 공기가 존재해야 식물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구요. 요즘 기후 변화로 식재료 값이 폭등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배추, 무 값이 살벌하죠. 제주는 긴긴 더위로 당근이 많이 말라죽었다고 해요. 🥲 내년엔 맛난 구좌당근이 많이 비쌀 것 같네요. 몇 년 후엔 신선한 식재료로 밥을 지어 먹는 것에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나라도, 뭐라도 해야겠어요. 

최근에 알게 된 인디언 속담이 계속 머리속을 맴돕니다. 

"자연은 조상에게 물려 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로부터 빌린 것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에는 제주공론에서 알게된 바다생물들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