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남편은 제주도에 오고 나서 오일장에서 장을 자주 보는 편입니다. 오일장에서 장을 보는 이유는 장바구니를 챙겨가면 쓰레기가 나오지 않아 좋다는 것-
그리고 계절에 따라 수확하는 작물들을 쉽게 알 수 있어서 제철 요리재료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좋기 때문이지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마트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운이 좋을 땐 기분좋은 '덤'도 받을 수 있어요.)
며칠 전에 간 오일장에서 저렴하게 파는 홍시를 보았습니다. 한 달 전과는 확연히 다른 가격이었지요. 홍시가 이제 들어갈 때가 됐구나 싶었어요. 홍시를 좋아하는 남편과 저는 이참에 홍시를 실컷 먹어보자 해서 홍시 한 판 (21개 + 덤 2개)을 단돈 7천원에 샀습니다!
아니 이렇게 싸도 되는거야?! 싶은 정도의 금액이라 홍시 한 판을 사서 신나게 집으로 돌아왔죠.
남편은 설레는 마음으로 사 온 홍시를 반 갈라서 먹는 순간... "읔"하는 소리를 냈습니다.
홍시가 너무 익어서 술맛이 조금 나기 시작했었나봐요.
"아...역시 괜히 싼게 아니었어...ㅜㅜ"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반 정도는 아직 괜찮은 상태였고 술맛이 조금 나는 홍시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아직 괜찮은 것들은 후딱 먹고, 몇 개는 아이스 홍시로 얼리고...
나머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며 검색을 하던중... '홍시 고추장'이라는 것을 찾게 되었어요.
홍시로 단맛을 낸 고추장이라니...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갈비찜이나 동치미도 설탕을 넣는 것보다 배나 사과를 갈아서 넣으면 감칠맛이 나고 더 맛있잖아요?ㅎㅎ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찾아서 만들어 보았습니다.
홍시고추장을 만들어보자!
사용한 재료는 홍시 9개, 고운 고춧가루 2컵, 조청 1컵, 약간의 소주, 청국장 가루2컵, 천일염 1/3컵
홍시는 껍질, 씨, 중심에 있는 하얀 부분을 제거하고 한 곳에 담아줍니다. 숟가락을 사용하면 쉽게 작업할 수 있지요.
다 손질한 홍시는 냄비에 넣어 휘휘 저어주며 주황색이 노란색이 될때까지 끓여줍니다. 조금만 끓여도 금새 노란색이 되더라구요.
끓인 홍시는 식혔다가(중요) 믹서기에 한 번 갈아줍니다. 큰 건더기를 제거하기 위함.
식힌 홍시퓨레에 고춧가루, 조청, 청국장가루, 천일염, 소주 3-4 숟가락을 넣고 섞어줍니다.
어느 정도 섞이면 조청을 넣고 섞은 뒤 마무리!
참 쉽죠?!ㅎㅎㅎ
고추장은 처음 만들어봤는데 진짜(?) 만들어져서 신기했습니다.
다 만들어진 고추장을 빨리 먹고 싶었던 남편은 맨밥에 고추장과 참기름만 넣어 조금 먹어봤는데 사먹는 고추장과보다 훨씬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뿌듯...
다음날 집에 있는 야채와 홍시고추장을 넣어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라구요!😆
저처럼 홍시가 많이 남은 분이 계시다면, 비빔밥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 만들어보세요!
생각보다 간단하고, 꽤 맛있답니다~!
홍시고추장을 만들면서 참 별걸 다하는구나 싶어 혼자 웃었습니다.ㅋㅋ 그래도 새로운걸 해보니 재밌었어요.
리피초
자연이 좋아 제주에 살며 작은 텃밭과 정원을 가꾸고 있어요🌱 제로웨이스트와 자급자족 삶이 로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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