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쓰는 유랑입니다.
식물멘토인 새싹단으로 일년여간 활동해오면서
비교적 많이 봐온 Q&A 질문 중에서
잎변색 관련해서
간단하게 살펴볼까 합니다.
아참.
아주 크나큰 오해를 하나
정정하고 시작할까 합니다.
보통 새싹단이라고 하니
식물 완전 잘 키우고
엄청난 원예기술을 소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그냥 취미였던 원예가 직업이 된 식집사일뿐,
톡 까놓고 살펴보면
여러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허허;;)
심지어 초록별 보낸 식물은
아마 제가 웬만한 초보 식집사분들보다
훠워어어어어얼씬 많을 겁니다(자랑아님)
특히 손이 큰 편에
물 주는게 취미인 저는
주로 과습으로 많이 죽이는 터라
이래저래 식물들이 골골대는 모습을
여러모로 많이 봐왔고
식물공방을 하면서
틈틈이 식물을 너무 괴롭히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테스트들을 통해서
아 이 정도가 식물 키우기 적당하겠구나
를 체험으로 터득한 편입니다.
그래서 보통 답글 달아드릴때에도
제 경험에 기반해서 말씀드리는 터라
완전히 신뢰하시지는 마시고
어느정도 참고하시는 것이 옳습니다(!)
같은 식물이라도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키우냐에 따라서
너무나도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을
우리는 그로로에서 상당히 많이 경험해봤으니까요.
그나저나 왜 오늘의 주제가
잎변색일까요.
저는 보통 글쓸때 사진을 많이 첨부하는 편인데요
소위, 글로 쓸만한
사진 찍을 일이 생겨버렸습니다.
바로 저희집 실내 창가에 놓인
스킨답서스 현 상황 입니다.
가을 중순까지
가을 햇빛 잘 받으면서
베란다에서 싱그럽게 잘 자라던 녀석을
찬바람 불기 시작할 무렵부터
실내로 데리고 들어와서
간접광 들어오는 창가에 뒀는데요.
음. 여기가 옷방도 겸하고 있어서 그런가
상당히 건조합니다.
그래서 그런가봅니다.
초록초록 싱그럽던 스킨답서스에
노랑노랑한 얼룩이 생기더니
점차 아랫잎부터 누렇게 변색되기 시작했습니다.
잎변색 질문의 대부분이
과습 or건조or병충해 의
크게 세가지로 구분 가능한데요.
예외도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연노화, 자연낙엽화 입니다.
가장 먼저 피어나서
맨 아랫잎이 시드는 것은
말 그대로 자연낙엽화의 증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중간 혹은 상층부의 잎이 그럴땐
과습 혹은 건조일 확률이 높습니다.
아마 제 경우엔 맨 아랫잎이니
자연낙엽화의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생각보다 다른 잎들의 상태가
좀 누릿누릿하니 시들해보여서
스포이드로 미리 떠둔 수돗물을
쭉쭉 주었습니다.
지금처럼 추운 날씨에는
수돗물을 미리 한컵 떠두셨다가
미지근한 상태+염소 날아간 상태 의
수돗물을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찬물에 체하는건
사람이나 식물이나 비슷한듯 합니다.
물을 듬뿍 준 후에는
다행히 좀더 싱그럽게 피어났습니다.
물론 변색된 이파리는 완전히 시들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물을 너무 과하게 주는
아주 느아쁜 버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육이도 잘 녹여죽입니다.
오늘의 피해자를 소개합니다.
나름 노랑노랑한 이파리도 있었던
훌륭한 머리숱의 황금 아악무 입니다.
지금은 이런 모습입니다.
그나마 지금 초록색 잎이 난 것은
제가 물을 끊은지
2주만에 생긴 변화입니다.
여름내내 과습으로 인해서
이파리가 후두둑
90% 이상 떨어졌고
물 끊은지 2주 후부터
다시 신엽이 생겨서
저렇게 그나마 약간의 이파리가 있습니다.
뿌리만 살아있다면야
우리 식물들의 생명력이란
상당히 위대합니다.
역시 문제는 자연이 아니라 인간입니다.
과습 피해를 겪은 경우에는
가능한 빨리 통풍 등을 통해
흙과 뿌리를 건조시켜주거나
아예 뽀송한 새흙으로 흙갈이해주는 편이
가장 신속하고 좋은 방법입니다.
다육식물처럼 튼튼한 녀석들의 경우에는
아예 몸통 전체를 흙에서 빼내서
대충 일주일 정도 그냥 방치해뒀다가
다시 흙에 심어주면 됩니다.
혹은 수경재배도 좋은 방법입니다.
새 뿌리 얻기도 좋고
과습피해 입은 식물의
재생에도 도움이 됩니다.
물 때문에 아픈데
물 속에서 재생되는것이
참 아이러니하고 신기하죠?
보통 과습 피해는
이파리가 부분적을
혹은 전체적으로 진한 갈색
혹은 거무튀튀한 색으로
점점 퍼져나가듯이 시듭니다.
진한 색으로 시드는 건 대부분
과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갑자기 이파리들이 일제히
추욱 처질 때는 왜 그럴까요?
보통은 건조(목마름)or과습or냉해or약피해
의 네가지로 구분 가능합니다.
건조와 과습은 위의 조치 외에도
다양하게 처리 가능하며,
약피해는 주로 어린 새싹이나
약의 양이 과할 때 발생합니다.
그럴 때엔 샤워기를 약하게 틀으셔서
살살 씻어내듯이 물을 충분히 주셔서
흙의 약성분을 씻어내주시면
어느정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새싹의 경우에는
물을 너무 많이 주면
과습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아래의 선인장은
여름 내내 상당히 훌륭한 장군감이었으나
주인님이 실내로 들여주지 않으셔서
며칠 전부터 이렇게 축 처져있습니다.
네. 냉해 피해입니다.
제 것도 아니고
아는 분 것도 아니라서
매일매일 초조하게 바라보다가
결국 쓰러진 녀석과 마주했습니다.
냉해피해는
식물 체내에 보존되어있는 수분이
얼면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다보니
결국 저렇게 일제히 쓰러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결국,
오늘 낮에 아기 하원길에 보니
화단에 통째로 뽑혀서
널부러져있는 처참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냉해 피해를 입었을땐
대부분 회생이 어려운 편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지만
줄기나 뿌리가 아직 괜찮을 때에는
따듯한 곳에 놔두면
새잎이 나올 수 있기에
좀 아까운 상황입니다.
보통 식물 사진 찍을 때에
예쁘고 싱그러운 사진 위주로 찍고
이렇게 피해입은 사진은 잘 안찍게 돼서
아주 간단하게
건조와 과습, 냉해 등의 상황을
최근 제가 목격한 상황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그로로의 좋은 점이라면
언제든지 사진만 가져와서
바로 여러 식집사분들과
해결책을 모의해볼 수 있다는 점인것 같습니다.
네이버의 대형 식물 카페에서는
검색 미리 안 해보고 물어보면
엄청 면박을 주더라구요;;
다정하고 좋은 이웃, 그로로.
그저 키우고 있는 식물 이야기만 해도
엄청난 폭풍 공감과 애정어린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참 좋은 곳입니다.
그냥,
갑자기 좀 갬성적이 되네요ㅎㅎ
여러분의 식물들은
안녕하신가요?
(뜬금마무리)
URang
취미가 직업이 되어버린 식집사이자 식물공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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