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자림
EMTjin24. 11. 07 · 읽음 36

제주에서의 마지막 일정, 비자림에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로 했다. 

엄마는, 엄마와 다른 성씨들이 같이 나란히 걸어가는 뒷 모습이 참 보기좋다. 

이쪽으로 오지말고 그렇게 쭉~ 가는거야! 

 

영화 '아바타'를 한국에서 찍어야 한다면 여기가 정답이지 않을까? 빼곡히 들어선 비자나무들 틈에 여유가 있을까 싶은데, 어딘가에서 비집고 들어온 빛 줄기들이 몽환적이게 나무를 빗겨타고 내려와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숨골...알려주지 않았다면 지나쳤을 존재, 이 숲에 정령이 있다면 여기 숨골을 통해 생명을 불어 넣고 있을꺼란 만화를 그려본다. 

 

제주 화산송이가 깔려 있다는 산책로, 발에 닿는 촉감이 부드러울꺼 같아 남편에게 맨발걷기(earthing) 을 제안했다. 

아프냐....나도 아프다...

말을 뱉어낸 자의 자존심이 생겨 신발을 다시 신을수도 없고...얼씽(맨발걷기) 이란 따가운..거구나..

천천히 걸어도 되는데, (발이 따가워서....?) 뭐에 쫒기듯이 걸음을 바삐 옮긴다. 장난치는 아이들 혼꾸녕 내느라,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느라, 비행기 시간을 계산하느라...흘려도 되는 아무것도 아니 일로 비자림 속에 온전히 있질 못했다. 

 

눈에 담으면 더 좋을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고

 

얘기가 오고가면 좋았을 시간에 아이들을 혼내기 바빴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다음 방문때는 우리 아이들이 지금처럼 귀여울지 아닐지도 모르는데...내가 왜 그랬을까...

 

여행의 마지막은 항상 아쉽고, 또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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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아이 엄마이자 퍼머컬쳐를 계승한 키친가든을 꾸미고 싶은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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