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주에 사는 리피초입니다. :)
제주에서 길을 걷다가 마리모 같이 동글동글 귀여운 식물을 종종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저 식물은 뭐지?!싶어 궁금증을 자아내는 식물이었죠.
복슬복슬 동그랗게 자라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취향저격! 쓰다듬어주고 싶은 비주얼😆)
시간이 흘러 이 식물이 뭔지 드디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식물의 이름은 바로 '댑싸리!'
이름을 알고 나서 폭풍검색을 했습니다. 근데 글쎄 이 식물은 핑크뮬리에 맞설만큼 아름다운 핑크색으로 물드는 식물이란걸 알게 되었어요. (청댑싸리와 홍댑싸리가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가을이 되면 핑크뮬리 보러 가는게 유행이 되었지요.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 핑크뮬리를 키워봤었는데 핑크색일땐 너무 예쁜데 시들기 시작하면 온 사방에 씨가 어마어마하게 날려 난리도 아니더라구요. 지나가다 옷에 묻으면....앜...
찾아보니 아름다운 핑크뮬리는 생태계 유해종 2급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번식력이 워낙 강한 편이라 지구 온난화로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바뀌게 되면 기존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해요. 흑흑)
핑크뮬리를 심으면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부에서 식재 자제 권고를 내려서 핑크뮬리를 대신할 수 있는 '홍댑싸리'를 심는 곳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핑크(홍)댑싸리는 핑크뮬리만큼이나 아름다운 핑크색으로 물든답니다. 그리고 밝은 연두빛에서 점점 마젠타 컬러에 가까운 색으로 물들기 때문에 그 과정만으로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지요. 저는 제주에 댑싸리가 유명한 카페에 9월말쯤 갔었는데 조금씩 물드는 댑싸리를 볼 수 있었어요.
저와 함께 댑싸리에 빠진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날 저에게 작은 댑싸리 모종을 선물해주었어요. 그래서 앞마당에 심고 관찰하곤 했답니다. 복실복실한 녀석이 핑크로 물드는 모습을 보는 그 뿌듯함이란.ㅎㅎㅎ 자랄수록 잎이 직모(?)가 되어가고 줄기부터 조금씩 핑크로 물들기 시작한답니다.
댑싸리는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100년도 더 된 식물입니다. '싸리 빗자루' 들어보셨죠?ㅎㅎ
그 '싸리'가 바로 댑싸리입니다. 빗자루 만드는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지요.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그냥 넘어갈 수 없죠!
저도 미니 빗자루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댑싸리 씨앗도 받아놨습니다.후후) 댑싸리는 일년생 식물이라 어차피 시들고나면 뽑아주어야 해서 씨앗을 다 떨굴때까지 기다렸다가 잘라주었어요.
예전부터 빗자루 만들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직접 채취한 재료로 빗자루를 만들게 되다니..!(감격) 사실 제주에서 빗자루 만들기 재료를 사려고 여기 저기 다녔지만 결국 구하지 못했거든요. 이렇게 자급자족하게 될 줄은ㅎㅎㅎ 유튜브에서 빗자루만들기 강의를 찾아 열심히 따라해보았습니다.
빗자루대는 산책하다 주운 나뭇가지를 사용했고, 장식용으로 달아준 끈은 예전에 만들기하고 남은 자작나무 껍질을 사용했어요. 가끔 책상에 있는 지우개 가루를 치우는 용도로 사용하곤 합니다. 평소엔 부엌에 장식용으로 걸어놓고 있어요.
이상 키울때도 큰 즐거움을 주고, 다 지고 나서도 좋은 만들기 재료가 되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매력만점 댑싸리 키우기 경험담이었습니다. :)
리피초
자연이 좋아 제주에 살며 작은 텃밭과 정원을 가꾸고 있어요🌱 제로웨이스트와 자급자족 삶이 로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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