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시티뷰, 가짜 같은 도시, 나도 가짜일까?
예프24. 11. 13 · 읽음 171

혼불문학상 당선작들을 챙겨 보는 편이다. 시의성을 적절히 다루면서도 작법 배울 만한 게 꽤 많기 때문인데
이번 시티뷰는 한편의 시 작법을 고스란히 따른 것 같아 흥미로웠다.

 

수미와 석진 부부의 무료한 일상에 끼어든 조선족 여자 유화에 대한 이야기인데 석진은 수미와도 하지 못한 심도 깊은 대화를 유화와 한다.

 

그 중 요거트 공장에서 일하는 유화가 한국 사람들의 모순을 짚어내는 다음 대화 장면은 흥미롭다.

 

석진: 아침에는 카페인, 오후에는 니코틴, 저녁에는 알코올, 밤에는 마약, 새벽에는 sns, 다시 아침이 되면 커피, 저번에 당신도 커피프린스 보고 한국에 왔다면서요. 아무튼 그 덕에 제가 돈을 벌죠. 사람들 속이 엉망이 되니까.

 

유화: 그래 놓고 요거트 사 먹는 것도 웃겨요. 야간까지 요거트 포장하다 보면 송아지들은 도대체 누구 젖을 먹나 싶어요. 157p

 

요거트라는 소재가 내과의사인 석진의 직업으로 연결되고 결국 속이 엉망인 삶을 살면서도 기어이 건강하고 싶다는 생각에 비싼 요거트를 먹는 사람들의 행태를 꼬집는 게 단어 확장하면서 창작을 하게되는 시 작법과 유사하다.

 

개인 소견으로는 시와 같은 작법을 따른 소설이야말로 가장 쓰기 힘들고 작품성 있는 소설을 쓸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7
예프
팔로워

사람을 좋아하고 책,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

댓글 7

첫 번째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전체 스토리

    이런 글은 어떠세요? 👀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