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중고 내내 토요일에도 학교를 가는 세대였다. 대학교는 사회적으로 주 6일제 때도 그랬는지 내가 대학생이 되면서(98학번) 마침 주 5일제로 바뀌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여하튼 대학교 때는 토요일에 학교를 가지 않았다. 그리고 졸업 후 일을 하면서 2천 년대 중후반, 그러니까 내가 20대 중후반일 때 토요일을 격주로 번갈아 가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학교를 안 가고 노는 토요일을 놀토, 학교를 가는 토요일을 갈토라고 불렀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2010년 초반 즈음해서 사회 전반적으로 주 5일제가 정착된 거 같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5년 정도 시간이 흘렀고 난 그중에 10년을 조금 넘게 지금 일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주 5일제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된 시점에 지금 일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하는 일이 공교롭게도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주말에도 일을 해야 되는(할 수 있는) 직종이었고 총 10년 중에 근 7년 정도를 주말에도 일을 했다. 사실 일을 하는 만큼 돈이 되는 일이라 큰 불만은 없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코로나가 종식될 무렵 주말에 일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 아내와 아이랑 여기저기 주말에 참 많이 놀러 다녔다. 그리고 주말에 일을 다시 시작했고 얼마 전 그러니까 2주 전까지 일을 했다. 예전엔 일이 많아서(일을 많이 하고 싶어서) 주말에도 일을 했다면 이번엔 업무 시간 관리가 다소 안 돼 일을 한 경우다. 마음먹고 정리하면 주말에 쉴 수 있었지만 귀찮았다. 한편으론 일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여하튼 지난주 주말부터 다시 쉬기 시작했다. 다소 아쉬운 건 일요일은 아직 정리가 안 돼 토요일만 쉬기 시작했다. 해서 지난 토요일은 전 날 금요일이 광복절이라 놀러 갔다 오고 피곤해 하루 집에서 푹 쉬며 집 앞 고기 집에서 외식을 하면서 마무리했고 오늘은 사실 지난주 광복절에 이어 토요일에 가기로 했던 익산 미륵사지를 다녀왔다. 실로 오래간만에 토요일이라고 쉬는 거라 그런 건지 익산을 향해 운전해 가면서 상당히 어색했다.
조만간이라고 쓰고 사실 언제가 될지 잘 모르겠지만 일요일도 정리해서 토, 일요일을 꽉꽉 채워서 다시 놀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1300여 년이 된 석탑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야기하는늑대
살아 온 이야기, 살고 있는 이야기, 살아 갈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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