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그만두고 싶을 때
1. 점장이 풀네임으로 부를 때
2. 아침 조회할 때 뜬구름 잡는 이야기 할 때
3. 자기계발서 읽으라고 강요할 때
한마디로 점장님이 바보 같아서
그럼에도 서점을 다니는 이유
날 이해해주는 단 한명의 사람
고야나기씨가 있기 때문에
책 <점장님이 너무 바보 같아서>는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
너무 내 이야기 같아서
자꾸 웃게 된다.
서점 직원 다니하라는
신간 띠지 구문에
그녀의 평이 채택될 정도로
책에 대한 조예가 깊은 인물이다.
그녀가 싫어하는 소설의 플롯은 다음과 같다.
서점에서 난데없이 살인사건?
점장이 날카로운 추리를 선보인다?
작가가 서점 직원에게 한눈에 반해?
서점 직원은 그걸 단칼에 거절하고?
그 이유도 점장이 마음에 걸려서?
그리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사랑에 빠진다고?
우웩!
진짜 진짜 너무 싫다. p.18
독자인 내가 봐도 위 소설은 클리셰 투성인 소설이다.
그런데 이 책이 인기가 많댄다....
책을 쭉쭉 읽게 되는 이유는
등장인물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다음 말 때문이다.
[나. 회사 그만두기로 했어.]
처음에는 고야나기씨가
그다음은 그 바보같다던 점장이
그리고 서점직원인 다니하라가 그렇다.
도대체 이 서점은 무슨 문제가 있길래
다들 그만두고 싶어하지.
궁금했다.
사정은 이러하다.
고야나기 씨는 불륜한 것을 걸렸기에 사직했고
점장은 그런 고야나기 씨를 짝사랑했기에
그녀의 빈자리를 견딜 수가 없어서 그만두고 싶어한다.
그러면 다니하리는?
사장이 그녀에게 담당하는 문예지에서
매출이 9% 떨어진 것에 대해 반성하라는 말에
고개를 숙이고 숨죽여 웃고 분노한 사실에
시.말.서를 쓰라고 해서
대신 사직서를 쓰는 중이다.
코믹과 진지를 넘나들 수 있는 것은
책 제목처럼
점장이 정말 바보 같아서이다.
점장 때문에 서점을 그만둔다던
다니하라가 이제 점장만 바라본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책에 중독된 사람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많아서 좋았다.
가령 이런 거?
한때 다니하라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였지만
현재는 세상과 타협하는라
점점 실망스러운 작품을 연달아 내놓은
작가 오니시 겐야에 대해
"괜찮으면 한번 읽어봐요. 나한테는 아주 소중한 책이거든요. 확실히
요즘의 오니시 겐야는 조금 벽에 부딪힌 느낌도 들지만 언젠가 다시 엄청난
책을 써줄거라고 믿어요. 그게 팬의 역할이잖아요?"라고 말해주는
또다른 팬의 말 한마디 같은 거.
그리고 좋아하는 책을 만났을 때 치르는 의식 같은 거
단숨에 프롤로그와 1장을 다 읽고 나서 책을 덮었다.
첫 페이지로 돌아와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나는 정말로 좋은 책을 만나면 언제나 그렇게 한다. p.46
책을 좋아하고
특히 좋아하는 작가 책은
모조리 찾아 읽어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나와 같은 독자라면
후회하지 않을
책에 대한
책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예프
사람을 좋아하고 책,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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