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Upcycle), 부산물이나 폐자재와 같이 쓸모 없거나 버려지는 것들에 디자인이나 활용도를 더하여 완전히 새로운 부가가치를 가진 제품을 재탄생한다는 말이죠. 이전의 두 글에서부터 자연스레 언급하던 단어였는데요. 최근에는 친환경 하면 업사이클링과 제로웨이스트가 자연스레 떠오를 만큼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라 다들 친숙하실 거라 생각해요. 아, 기회가 된다면 제로웨이스트에 대해서도 다뤄보도록 할게요.
흔히 업사이클링이라고 하면 플라스틱이나 의류를 생각하게 되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우리가 이전부터 분리수거와 재활용에 익숙하다보니 자연스레 저런 소재로 생각이 가게 되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이야기는 조금은 어색할 수도 있는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얘기에요. 식품,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업사이클링이 활용되고 있어요. 조금 이상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죠. 먹는 데에 업사이클링은 조금…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이번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분명 생각이 바뀔 거예요.
푸드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리하베스트(RE:harvest)는 식혜와 맥주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식혜박이나 맥주박을 수거해 살균, 건조, 분쇄 과정을 거쳐 대체 밀가루인 ‘리너지가루’로 만들어요. 이전까지 대부분의 국내외 식품 업계에서는 다양한 부산물을 폐기 처분하거나 재활용하더라도 사료나 퇴비 정도로만 활용해왔어요. 사료나 퇴비로 사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니 나머지 부산물은 버려졌고, 그렇게 버려지는 부산물이 연간 280억 원, 양으로 따지면 국민 1인당 약 572kg 정도라고 해요.
리하베스트는 그렇게 버려지던 맥주박과 식혜박을 가공하여 만든 리너지가루를 다른 식품업체에납품하기도 하고, 에너지바나 그래놀라, 쉐이크 등으로 만들기도 해요. 리하베스트에 따르면 2020년에는 250톤의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했고, 매년 점차 그 양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단순히 부산물을 활용했다는 것만으로는 업사이클링이라고 할 수 없죠. 식품을 평가하려면 맛이나 영양성분 등을 봐야 하는데, 리너지가루에는 밀가루 대비 약 2.4배의 단백질과 20배의 식이섬유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도 칼로리는 10%에서 30% 정도 낮다고 하니 충분히 업사이클링 제품이라고 봐도 되겠죠.
리하베스트의 경우처럼 최근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버려지던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대기업인 CJ제일제당의 사내벤처인 EXCYCLE은 햇반 공정에서 버려지던 못난이쌀과 두부를 만들 때 발생하는 콩비지를 활용하여 단백질과자 바삭칩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아쉽게도 최근 팝업스토어 운영이 종료되어 바삭칩을 만나보기는 쉽지 않겠지만, 조만간 또 다시 만나볼 기회가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어요.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또 다른 방식인 업사이클링 푸드, 기회가 된다면 한번 맛보는 거 어떨까요?
방혜윰
흘러가는 일상을 수집합니다. 바스라지는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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