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아주 사랑스러운 고양이 두 마리님이 살고 계신다.
첫째는 식물에 크게 관심이 없는 데, 둘째는 집에 있는 모든 식물을 한번씩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흙도 파봐야 할 만큼 관심이 높다.
이대로는 언니와 엄마가 사랑하는 화분들이 다 뜯길 위험이 있어, 우리 버터를 위한 캣그라스를 심어보기로 했다!
언니가 지난 번에 너도 화분 사줄까? 하면서 도자기마을에서 사준 토분에 캣그라스를 심어보기로 했다.
다이소에서 산 귀리 씨앗과 토분 그리고 물을 준비하고 본격적으로 화분에 흙을 담았다.
엄마와 언니가 온 집을 초록초록하게 가꾸는 것과 달리 나는 관상용으로 작게 화분에 식물을 심는 데 큰 관심이 없었는 데, 그 결과 저 화분이 그렇게까지 작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흙을 담기 시작하면서 바로 이상함을 느꼈다.
구멍으로 흙이 다 빠져나가는 게 아닌가!
뭐지?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마음에 급하게 사진을 찍어 언니에게 전송했다.
야. 누가 저만한 화분에 심어. 더 큰데다 심어야지! 라는 답장이 도착했고, 언니의 화분들이 모여있는 곳을 뒤지다가 알맞는 사이즈의 화분을 찾았다.
다시 언니가 말해주대로 차근차근 깔망을 잘라서 구멍 위에 올리고 배양토를 덮었다.
처음에 생각했던 화분에는 한번만 담아도 가득 찼는 데, 화분이 커지니 끝도 없이 들어가는 느낌.
자기 화분인걸 아는 지 계속 주변을 맴돌면서 참견하는 버터다.
어느정도 흙도 담았겠다. 팡팡 두드려 흙은 조금 고르게 해줬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설명서에 적혀 있었기 때문에 빼 먹지 않고 두드렸다.
겹쳐지지 않게 퍼트려 씨앗을 심으라고 하기에 혹시 이번에 발아를 실패할까봐 반만 펼쳐서 흙 위에 뿌렸다.
위에 다시 흙을 덮고 물을 흠뻑 줘서 흙이 완전히 젖을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설명서에 있는 방법대로는 전부 완성!
중간 중간 언니에게 사진을 보내면서 이게 맞는 지 피드백을 받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처음으로 직접 화분에 흙을 담고 씨앗을 뿌려봤는 데, 이 작은 씨가 쑥쑥 자라 우리 버터의 기쁨이 되어주길 바란다.
+
뿌듯한 마음에 얼른 컴퓨터를 켜서 시트지 작업을 해 이름표를 만들어줬는 데, 사이즈 미스로 너무 투박해져버렸다. 오늘은 내 할일의 최대치를 했으니 이만 쉬고 내일 다시 작게 만들어서 붙여줘야지~
리썬
게으름이 취미, 누워있는 게 특기, 숨쉬기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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