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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인을 위한 봄 내음 가득한 집들이 요리
추희자두23. 04. 02 · 읽음 500

채식인이 가장 걱정하는 식사 자리를 꼽자면 회식 다음으로 집들이일 것이다. 회사 동료보다는 지인에게 채식한다는 사실을 밝히기 편하므로 회식보다 집들이가 낫다. 하지만 음식을 대접받는 입장에서 채식 요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나의 이러한 사정을 잘 아는 친구는 채식 요리를 만들어줄 테니 집에 놀러 오라고 초대해주었다. 그때 대접받은 간편하고 맛있는 채식 요리를 소개해볼까 한다. 친구에게 받아온 레시피로 지금도 집에서 만족스러운 한 끼를 해 먹고 있다.

1. 깻잎 파스타

찬물에 헹궈 탱탱한 파스타 면에 들기름, 들깻가루, 매실청, 간장, 식초 등을 섞은 드레싱을 섞는다. 냉장고에 5분 정도 둔 뒤 향긋한 깻잎과 고소한 김 가루를 뿌려 먹는다. 와인과 무척 잘 어울린다.

 

 

2. 배추찜
냄비에 물 100ml, 알 배추, 간장이나 연두 등 비건 조미료를 넣고 콩나물, 고수, 청경채 등 채소나 향기로운 봄나물을 마음껏 넣어 먹으면 된다. 페스코테리언인 손님에겐 어묵을 넣어 낼 수도 있다.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할 수 있어 영양 만점이다. 뜨끈한 국물에 소주 한잔하기 딱이다.

 

3. 다코야키
밀가루 반죽에 문어 대신 표고버섯이나 두부를 넣어서 부치면 된다. 가쓰오부시를 빼고 비건 마요네즈와 돈가스 소스를 뿌리면 이자카야 부럽지 않은 안주가 완성된다. 맥주, 하이볼과 궁합이 좋다.

 

4. 야채쌈
집들이 음식에 간편하게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쌈이 빠질 수 없다. 오이, 당근, 파프리카 등으로 속을 가득 채우고 라이스 페이퍼뿐만 아니라 포두부, 다시마, 양배추 등으로 감싸면 다채로운 야채쌈이 완성된다.

 


예전엔 집들이에 냉동 비건 만두나 완자 같은 것을 챙겨가곤 했다.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 된다고 여겨 그랬지만 나이브한 생각이었다. 고기를 먹는 그들과 대체육을 먹는 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했다. 친구와 채식 집들이 요리를 나눠 먹고 나서야 비로소 같은 음식을 맛보는 행위가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비건 음식으로 이어진 정다운 시간을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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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희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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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먹을 때 제일 행복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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