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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색의 향연
릴랴23. 04. 13 · 읽음 150

 

나뭇잎이 다 초록색만 있는 줄 알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문득 연두색을 띠고 있는 나무를 보고 너무 이뻐서 사진을 찍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쁘지 않냐면서 엄마에게 보여드렸더니 봄에는 나무에 새싹이 나니까 연두색을 띠는 거라고 하셨다. 그때는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겼는데 이맘때가 되서 산에 가는 일이 잦게 된 어느날 불현듯 그때의 대화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 일을 추억하면서 고개를 들었더니 보게 된 건 연두색의 향연이었다.

 

 

 

그때 봤던 나무 한 그루만 그랬던 게 아니라 정말 엄마가 해주셨던 말씀대로 산속에 있는 나무들이 연두색 나뭇잎을 하나둘씩 얹고 있는 게 참 곱고 이뻤다. 그때부터 돌아온 후 며칠 전에도 그 기억을 떠올리고서 산을 봤는데 산 여기저기에 연두색의 색감을 군데군데 얹고 있었다.

 

 

지나가다가 문득 옆을 보면 길가의 곳곳에 있던 식물들도 연두색이었고 그걸 알게 되니 뭔가 또 색다른 기분이 들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연두색을 꽤 좋아하고있었다는 걸 알게되었다. 파릇파릇하고 생생한 그 색감이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생기있어보이는 것들은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구나. 봄이 끝날 때까지 길을 걷다가 또는 지나치다가 연두색의 나뭇잎을 주의깊게 보게될 거 같다. 내년의 이맘때 쯤에도 이 광경을 보기위해서 굳이 꽃이 아니더라도 연두빛을 띤 나뭇잎을 보러 밖을 나서게 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조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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