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것.
이 말보다 설레고 섹시하고 도발적이면서 동시에
위험하고 위태로움을 나타내는 말이 또 있을까?
남들과 다르게, 자신만의 삶을 사는 사람들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들의 용기와 도전에 대리만족한다.
'부럽다.' 멍 하니 보다가,
'너무 미화된 거 아닌가.' 걱정했다가
마음이 왔다갔다한다.
그들처럼 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내가 한탄스럽다가
저런 사람들은 소수일 뿐이고,
'그냥 평범한 내 삶이 맞지' 하며 위로한다.
난 정말 어떻게 살고 싶은걸까?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각자의 삶을 산다고 하지만,
대부분 태어나면서부터 너무나 자연스럽게 가정이나 사회가 만들어놓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며 살아간다.
에스컬레이터에는 이런 안전문구가 있다.
<손잡이를 꼭 잡아주세요>
<노란 선 안으로 탑승해주세요>
<뛰거나 거꾸로 이동하지 마세요>
안전문구를 지키며 살아가는 한,
큰 위험없이 살아갈 수 있다.
난 지금껏 에스컬레이터 위에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는 목적지와 방향이 뚜렷해서
안정감이 들지만, 이미 누군가 깔아놓은 레일을 따라갈 뿐인 느낌이 든다.
평범한 삶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 또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무 잘 안다.
진짜 문제는
정작 마음은 에스컬레이터 밖에 두고,
몸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
시간은 그렇게 무기력하게 흘러간다.
내가 하는 건 무섭고,
남이 하는 건 부러운 법이다.
하지만 중요한 걸 까먹지 않았나?
결국 마지막엔 모두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곳에 다다른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100명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고,
10명은 그 밖에 있어.
다수가 속해있는 곳이 정답인 것 같다.
그 밖에 나가보지 않는 이상,
그 곳은 평생 내게 신기루 같은 존재일 뿐이다.
모르고 사느니 경험해보는게 낫지 않을까.
다른 길을 가고자 마음먹은 자의
비겁한 변명일 수도 있고,
쓸데없는 자기 합리화일수도 있지만,
정작 다르게 살거나, 똑같이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냥 내 삶을 살아낼 뿐이다.
원래 우리는 다르게 산다.
모두 에스컬레이터를 타며 간다해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게 이치.
모두 자신만의 서사가 있지만,
스토리, 인물, 배경, 전개가 전부 다른 것처럼.
겁이 나지 않는 건 아니다.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직은 에스컬레이터 안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넘어가려고 조심스레 준비중이다.
넘어가도 될까?안 될까?
끊임없이 질문하며 밖을 바라본다.
에스컬레이터 안에서는 평생 알 수 없는
전혀 다른 길로 나를 데려갈수도 있다는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푸른뮤즈
삶의 키워드가 많은 사람. 때론 어둡고 때론 유쾌한 생각들을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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