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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것
푸른뮤즈23. 05. 09 · 읽음 85

 

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것.

 

이 말보다 설레고 섹시하고 도발적이면서 동시에

위험하고 위태로움을 나타내는 말이 또 있을까?

 

남들과 다르게, 자신만의 삶을 사는 사람들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들의 용기와 도전에 대리만족한다. 

 

'부럽다.' 멍 하니 보다가, 

'너무 미화된 거 아닌가.' 걱정했다가  

마음이 왔다갔다한다. 

 

그들처럼 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내가 한탄스럽다가

저런 사람들은 소수일 뿐이고,

'그냥 평범한 내 삶이 맞지' 하며 위로한다. 

 

난 정말 어떻게 살고 싶은걸까?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각자의 삶을 산다고 하지만,

대부분 태어나면서부터 너무나 자연스럽게 가정이나 사회가 만들어놓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며 살아간다.

 

에스컬레이터에는 이런 안전문구가 있다. 

 

<손잡이를 꼭 잡아주세요>

 

<노란 선 안으로 탑승해주세요>

 

<뛰거나 거꾸로 이동하지 마세요>

 

안전문구를 지키며 살아가는 한, 

큰 위험없이 살아갈 수 있다. 

 

난 지금껏 에스컬레이터 위에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는 목적지와 방향이 뚜렷해서

안정감이 들지만, 이미 누군가 깔아놓은 레일을 따라갈 뿐인 느낌이 든다. 

 

평범한 삶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 또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무 잘 안다. 

 

진짜 문제는

정작 마음은 에스컬레이터 밖에 두고,

몸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

 

시간은 그렇게 무기력하게 흘러간다. 

 

내가 하는 건 무섭고,

남이 하는 건 부러운 법이다. 

하지만 중요한 걸 까먹지 않았나?

 

결국 마지막엔 모두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곳에 다다른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100명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고,

10명은 그 밖에 있어.

다수가 속해있는 곳이 정답인 것 같다. 

그 밖에 나가보지 않는 이상,

그 곳은 평생 내게 신기루 같은 존재일 뿐이다.

 

모르고 사느니 경험해보는게 낫지 않을까.

 

다른 길을 가고자 마음먹은 자의

비겁한 변명일 수도 있고,

쓸데없는 자기 합리화일수도 있지만,

정작 다르게 살거나, 똑같이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그냥 내 삶을 살아낼 뿐이다. 

 

원래 우리는 다르게 산다.

모두 에스컬레이터를 타며 간다해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게 이치. 

모두 자신만의 서사가 있지만,

스토리, 인물, 배경, 전개가 전부 다른 것처럼.

 

겁이 나지 않는 건 아니다.

자신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직은 에스컬레이터 안에서 밖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넘어가려고 조심스레 준비중이다.

넘어가도 될까?안 될까?

끊임없이 질문하며 밖을 바라본다. 

 

에스컬레이터 안에서는 평생 알 수 없는

전혀 다른 길로 나를 데려갈수도 있다는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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