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길을 거닐다보면 창문이 쨍한 핑크색으로 빛나는 집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실내 조명으로는 흔치 않은 핑크 빛이어서 모르는 분들은 수상하게 여길 법도 한데요,
이 핑크 조명의 정체는 바로 식물의 빠른 생장을 위해 늦은 시간까지 켜놓은 식물등입니다.
식물등은 꼭 핑크여야 할까?

정답은 X. 꼭 핑크가 아니어도 상관 없습니다.
빛의 파장에 따라 식물에 미치는 영향이 다릅니다. 핑크색 식물 조명이 많은 이유는 광합성에 최적화된 두 빛을 섞으면 핑크가 되기 때문입니다. 미술시간에 배운 '가산 혼합'을 기억하시나요? 파란 빛과 빨간 빛을 섞으면 마젠타, 즉 핑크에 가까운 빛을 띕니다.
파장은 보통 nm(100만분의 1m) 단위로 표현하는데, 식물이 좋아하는 것으로 가장 잘 알려진 파장은 450~460nm의 블루 라이트와 660nm의 레드 라이트입니다. 블루 라이트는 발아에 도움을 주고, 레드 라이트는 꽃을 피우고 색을 더 짙게 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핑크색 빛은 사람의 눈에 피로감을 줍니다. 앞서 언급한 '가산 혼합'의 원리를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식물을 위해 이 핑크 빛을 참고 지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핑크색 빛을 하얀 빛으로 바꾸려면? 맞습니다. 초록 빛을 더하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초창기 식물등은 핑크가 많지만, 최근에 개발된 식물등은 주광색, 주백색, 전구색 등 일반적인 실내 조명의 색감이 주를 이룹니다. 눈에 편하다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니 굳이 불편을 감수할 이유가 없습니다.
목적에 맞는 파장 선택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식물등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은 빛의 파장입니다.
식물등을 설치하려는 목적에 맞는 파장을 강조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450nm와 660nm의 빛은 광합성에 최적화된 빛입니다. 식물의 발아와 하와를 돕는 영양이 가득한 빛이지요.
500nm에서 600nm 파장은 식물 캐노피를 통과해 하부에 도달하여 식물의 생리작용을 도와 식물이 효율적으로 증식할 수 있도록 합니다.
730nm, 붉은 빛을 띄는 이 빛은 투과율이 높아 그늘진 식물에게도 빛을 전달합니다.
다 좋아 보여서 무엇 하나만 고르기가 어렵다면, '풀 스펙트럼'이라는 키워드를 활용하여 검색해보세요. 필요한 모든 빛을 다 담은 식물등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발열 방지 기능
마지막으로 유의해야할 점은 식물등의 발열입니다. 일반적으로 조명은 빛을 내며 약간의 열기를 띕니다.
식물에게 빛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식물을 무럭무럭 키우기 위해서 등을 달았는데, 잎이 타서 죽는다면 속이 상하겠지요.
때문에 식물등을 선택할 때는 열기로 부터 식물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 장치가 있는지 꼭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햇빛이 부족한 공간에서 식물을 키울 때 뿐만 아니라 빛이 잘 드는 곳에서 훌쩍 커진 커다란 잎에 가려져 빛을 못보는 작은 잎들이 걱정될 때도 식물등을 활용하면 식물을 더욱 크고 선명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또, 식물 곰팡이로 골머리를 앓을 때도 식물등을 활용하면 식물이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목적에 맞게 식물등을 적절히 활용하셔서 아끼는 식물들을 무럭무럭 키우시길 바랍니다.
구이일
3년차 도시 농부이자 글쓰는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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