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식물의 이름은 사라세니아. Sarracenia 입니다.
저를 식충식물계로 이끈 바로 그 사라세니아.
벌레잡이식물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해 본 일 없었던 저인데, 20여년 전 우연히 이 식물의 이름을 알게 된 후로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국내에서는 구할 수 조차 없는 존재였습니다.
식물은 그냥 텃밭이나 호기심 해소를 위해 정원을 가꾸는 정도로 만족했었고 실은 쏟아부은 돈에 비해서 실속은 0에 수렴, 아니 수십년간 매해 마이너스 수백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구근류며 초목본류, 묘목부터 씨앗까지 가리지 않고 키워보고 죽이고... 끊을 수 없는 고리속에서 주한**대사관에 근무하는 시간 동안, 식물에 대한 열망이 점점 더 커졌습니다.(코로나로 인해 더욱 촉진되었던...) 사실 놀려고 마음 먹으면 완전 농땡이 칠 수 있는 직책이였지만 성격상 그러하지를 못했고요, 식물을 좋아한 덕분에 정말 웃기게도 대사님을 비롯 여러 방문자들에게 풍성한 이야기, 특별한 선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집에는 40평 정원공간이 있어서 사라세니아 가든을 꾸미는 것이 꿈이었죠 :)
어찌되었든 사라세니아덕분에 나는 식충식물계 초보로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저를 매료시켰던 사라세니아의 모습입니다.
크고 작은 긴 튜브 피쳐에는 소화핵이 담겨 있어 많은 벌레들이 빠져 버둥거리다가 생을 마감합니다.
입술과 뚜껑에는 다른 식충식물들과 마찬가지로 달콤한 넥타를 뽑아내어 벌레들을 유인하고요, 이 사라세니아는 우아한 모습과는 또 별개로 유난히 말벌! 잡는 벌레잡이로 유명합니다.
무서운 이미지와는 또 다르게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운답니다.
ISE Rose 사라세니아의 꽃, 이세로즈.
식충식물의 꽃이 이렇게 예쁘다니,,, 상상이나 하셨나요?
비단 꽃뿐만 아니라 벌레잡이 피쳐가 이렇게 화려합니다.
꽃꽂이 소재로도 손색이 없죠 :)
매년 초봄, 저는 이 사라세니아의 묵은 피쳐를 잘라줍니다.
그 잘라낸 피쳐는 이렇게 꽃꽂이를 해두고요.
묵은 피쳐를 잘라내고나면 이렇게 귀여운 동화속 버섯처럼 사라세니아의 꽃대가 올라옵니다.
이런 꽃꽂이...
이런 꽃꽂이는 어떠세요?
아름답고 독특며 우아한 매력의 식충식물 사라세니아.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말벌을 정말 잘 잡아 먹는답니다.
올해 초 새순이 올라오기 전 월동마친 피쳐를 잘라낼때면 이렇게 소화하다가 얼음! 하고 있는 말벌과 쉽게 마주칩니다 :)
가장 많은 말벌잡이 숫자는 피쳐 하나에 백마리가 넘었던 예진식물원의 자체 기록!!!
사라세니아는 3~5년 자라면 1미터가 훌쩍 넘는데다가 피쳐의 입술 지름이 손바닥을 넘어갑니다.
사라세니아야말로 치명적인 아름다움 그 자체 아닐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펜코리아
식충식물 전문식물원 네펜코리아입니다. 벌레잡이식물의 출구없는 매력에 서울->경남고성 귀농 새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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