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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니가 좋아! 정글 플랜츠
Pridejk23. 06. 18 · 읽음 813

 
식물과 실내에서 함께 동거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볕 잘 드는 베란다 공간에서 기르기, 자연과는 다소 격리되어 있지만 성능 좋은 식물등 및 각종 장비들로 기르기, 그리고 '테라리움'에서 기르기이다.


테라리움(terrarium)은 땅을 의미하는 테라(terra)와 용기(container)를 의미하는 아리움(arium)이 합쳐진 합성어로 직역하면 '용기 속 땅', 즉 용기 안에 가꾼 정원을 의미한다. 테라리움은 차지하는 공간이 적고 안에 기르는 여러 가지 식물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초기 구조만 잘 구축해 놓으면 차후 관리가 수월하다는 강점이 있다. 사실 일반 생활 영역을 공유하는 식물군들은 보통 어느 정도 사이즈가 있고 화분에 뿌리내림을 기본으로 하다 보니 물수발이나 분갈이 등 부수적인 에너지 소모가 필연적이다. 반면에 테라리움에서 기르는 식물군은 소형종에, 뿌리를 깊게 내리지 않는 착생식물이나 덩굴식물, 또는 아예 뿌리의 역할이 전무하다시피 하는 이끼류 등이 대부분으로 식생활에 드는 에너지를 대폭 세이브할 수 있다. 즉 테라리움은 적은 에너지로 식생활의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식생활법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 테라리움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정글플랜츠’는 정글에 울창하게 뻗어 사는 거대한 식물군을 연상시키는 이름과는 달리 정글과 같은 ‘고습도 테라리움' 속에서 생육 가능한 '미니 식물'들을 일컫는다. 테라리움이라는 작은 공간에 또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은 일반 생활 영역에서 식물을 기르는 것과는 또 다른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고 그에 관하여도 할 이야기들이 많지만 여기서는 습식 테라리움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알맞은 초소형 식물, ‘정글플랜츠’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 보도록 하겠다.

 

 


# 이끼

 

이끼만으로 구성된 테라리움이 널리 상품화되고 있을 정도로 테라리움과의 기막힌 궁합을 자랑한다. 테라리움의 베이스 식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끼는 자신의 몸의 5배 정도가 되는 양의 물을 저장할 수 있어 존재 자체로 태라리움 내 습도를 조절해 주고 산소 또한 공급해 테라리움의 유지 관리에 크게 기여한다. 또한 이끼의 뿌리는 단순히 지지 역할만 하는 공空뿌리로 땅 속 깊이 파고 들지 않아 공간이 한정적인 테라리움 내에서도 자유롭게 생육할 수 있다. 세계 각지에서 서식하고 있는 이끼의 종류는 만 삼천여 가지가 넘고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이끼들이 존재하지만 테라리움에 주로 이용되는 이끼로는 비단이끼, 우산이끼, 솔이끼, 서리이끼 등이 있다.

 

왼쪽부터 우산이끼, 서리이끼, 비단이끼 (출처_구글)

 

 

# 난초

 

이끼와 마찬가지로 '오키다리움(orchidarium)'이라는 난초를 주력으로 하는 테라리움이 존재할 만큼 대표적인 정글플랜츠이다. 나무나 바위에 붙어서 생장하는 착생종이 다수를 차지한다. 다만 난초에 속한 종이 세계적으로 2만 5천여 가지에 육박하여 크기도 습성도 개체마다 매우 다양하기에 테라리움에 들이기 전 반드시 성체 사이즈와 고습도에 대한 내성 등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네발란, 세라토스틸리스 필리피넨시스, 벌보필름 암브로시아, 막실라리아 나나 등이 테라리움의 대표 난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좌 지네발란,  우 세라토스틸리스 (출처_구글)

 

 

# 브로멜리아드

 

브로멜리아는 잎 모양이 로제트 모양으로 펼쳐져 꽃모양을 닮아 있고 일조량 등 조건이 맞으면 붉은색으로 화려하게 물들기에 원예계에서 ‘보석’으로 통한다. 남미 열대우림 지역이 주 서식지로 역시 나무나 바위에 붙어 자라는 착생종이 대부분이다. 세계적으로 그 종류가 3천여 가지에 달하며 외국 테라리움계에서는 꽤나 유명한 식물이지만 한국에는 극히 소수의 종들만 수입되어 일부 테라리움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난과 같이 그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마찬가지로 성체 사이즈나 생육 조건 등을  선先 확인하고 테라리움 내 식재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정글플랜츠 브로멜리아드로는 성체가 약 10cm 정도에 불과한 '치퀴타린다(Neo. Chiquita Linda)'가 있다.

 

브로멜리아드 치퀴타린다(Neo. Chiquita Linda) (출처_구글)

 

# 덩굴식물


덩굴식물은 주로 나무, 바위 등을 타고 올라가는 식물로 마디마다 뿌리가 나며 깊게 뿌리를 내리지 않아 테라리움에 적합하다. 테라리움에 자주 이용되는 초소형 덩굴 식물로는 제주애기모람, 피커스 미니마, 마크그라비아 신테니시 등이 있다.

 

좌 피커스 미니마, 우 마크그라비아 신테니시(출처_네이버)

 

 

 


식생활에 대한 욕구는 충만하나 공간적인 제약이나 부족한 식생활 에너지 등으로 고민하고 있다면 테라리움을 꾸며 미니 사이즈의 식물들을 기르는 것을 추천한다. 아기자기한 식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어 생육하는 것을 잔잔히 바라볼 때, 실공간을 넉넉히 차지하는 중소형 식물들과 와일드하게 동거 할 때와는 또 다른 종류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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