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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게 좋아! 동글동글 아프리카 괴근식물
Pridejk23. 06. 23 · 읽음 1,065

 

 

다육이, 에어플랜트, 열대 관엽식물. 식물들은 각자의 아름다움을 한결같이 뽐내고 있겠지만 마켓에는 때마다 유행하는 식물들이 있다. 요즘 점차 눈에 띄는 동글동글 요상한 모양의 괴근(塊_덩어리 괴, 根_뿌리 근) 식물들. 이 아이들은 물이 없는 건조한 환경을 이겨내기 위하여 잎이나 줄기, 뿌리 어딘가에 양분을 저장해 놓고 생장하는 구근 식물들 중 하나로 그중 '뿌리'의 일부가 덩어리 져 둥글어진 식물들을 일컫는다.

 

 

좌 아데니아 글라우카, 우 아데니움 오베숨 (출처_구글)

 

 

사실 건조한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자생하고 있는 괴근식물이지만 특별히 아프리카에서 다수 발견되기에 아프리카 식물이라 통칭하기도 한다. 특징으로는 성장 중 '휴면기'라는 것을 갖는데 그 구체적인 시기는 종마다 상이하나 일단 휴면기를 맞이하면 잎을 모두 떨구어 민둥민둥한 괴근만 남아 살았는지 죽었는지 분별이 어려운 상태가 된다. 하지만 다시 성장기를 맞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뽀로롱 새잎을 내어 준다. 

 

기본적으로 성장이 매우 더딘 친구들이라 기존에 잎을 펑펑 내주며 사이즈업하는 관엽식물 등에 익숙한 식집사들은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 친구들은 척박한 자생지 환경에서 서바이벌하며 극히 더디게 성장하던 것과는 달리 딴에는 좋은 환경에 발맞춰 아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므로 사이즈업에 안달내기보다는 조용히 지켜 봐 주기로 하자. 만약 더디게 성장하는 식물들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식집사라면 요상하고 귀여운 모습에 한껏 빠지게 되더라도 섣불리 들이기보다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좋겠다. 아니면 이 참에 인내심을 기르는 계기로 삼아 보거나. 

 

기르는 팁으로는 햇빛을 좋아하므로 밝은 간접광이 드는 곳에 둔다. 본디 물이 잘 빠지고 마르는 건조한 땅에서 자라나기 때문에 배수성이 좋은 배합으로 토양을 만들어 준다. 건조한 기후에서 천천히 성장하는 아프리카 식물들답게 우리나라 장마철의 고습도는 뿌리를 무르게 할 수 있으니 여름 장마철에는 단수하고 보통 성장기인 봄~가을에는 드문 간격으로 관수, 휴면기에는 좀 괴상한 느낌의 오브제처럼 두면 되겠다.

 

앞서 언급했듯, 성장 속도가 극악한 나머지 그 희소성으로 기본 가격이 매우 높게 책정되어 있으나 요즘에는 인공 배양도 가능하게 되고 실생 개체들도 많아져 가격도 하락, 대중적인 품목도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사이즈가 있는, 오래 묵은 대부분의 괴근식물은 놀랄만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종으로는 아프리카 식물계의 한련화 스테파니아류(에렉타, 노바, 세파란타), 사막의 장미 또는 미니 바오밥이라고도 불리는 아데니움 오베숨, 거북이 등껍질이 연상되는 구갑룡, 아데니아 글라우카, 파키포디움 그락실리우스 등이 있다. 

 

 

왼쪽부터 스테파니아 에렉타,  노바,  세파란타 (출처_구글)

 

 

 

평소에 액티브하게 성장하는 식물보다 고요하게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켜주는 식물에 끌리는 식집사라면 이 동글동글 매력적인 친구들에게 집안, 볕 잘 드는 한 구석을 내어 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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