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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km 초록이와 구피의 대이동
여름의푸른색23. 06. 24 · 읽음 203

 

먼 길을 왔다. 소라게를 키우던 작은 수조에 구피와 물달팽이 그리고 초록 식물인 초록이를 데리고 왔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티맵으로 찍어봐도 대략 560km,  흔들리는 차 안에서도 목포에서 제주로 넘어오는 배 안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준 우리 집 반려 식물과 구피 지구들. 이제 그들도 떳떳한 제주의 일원이 되었다.

 

구피를 처음 만난 날, 첫째가 1학년 여름방학을 막 시작할 무렵이었다. 첫째의 친구 집에 있던 구피들이 우리 집으로 이사를 왔다. 테이크아웃 커피컵에 가득한 구피들과 빨대를 꽂는 구멍에 꽂혀있던 초록이까지 생독감 넘치는 친구들이었다. 

 

구피와 초록이를 어디에 키우면 좋을까 많이 고민했는데 큰 유리볼이 있어 구피와 초록이 집으로 당첨, 푸릇한 초록이와 물달팽이 친구들 전복 껍데기와 다이소에서 사 온 유리알 모야의 액세서리들을 같이 넣어 주었다. 유리볼이 투명해서 아이들이 오가면서 먹이를 주기도 구피의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 

 

그동안 구피들은 무럭무럭 자라나 아이를 낳고 또 낳고 또 낳았다. 초록이도 정글처럼 커 나갔다. 의외로 너무 잘 자라 주었다. 초록이도 여러 번 구피도 여러 번 분양했지만 뒤돌아서면 다시 꽉 차있는 매직!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혹시 차가 답답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죽으면 어쩌나 노심초사했지만, 당당히 우리 집 반려 물고기와 반려 식물로 한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지금은 제주의 삼다수를 마시고 있다.

 

초록이와 구피야!

아리수보다 삼다수가 더 맛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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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그로로팟으로 바질을 키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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