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을 들어낸 '딜'
에그앤올리브23. 06. 30 · 읽음 74

원체 기계치라 틔운 미니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엔지니어인 둘째 딸이 와야 이 기계를 작동할 수 있다.

언니보다 차분한 둘째가 나의 소소한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해결사다. 

설명서를 들여다 보고 전원을 꼽고 내 핸드폰에 앱을 설치하고 물을 넣고 씨를 뿌리고 세팅이 끝났다.

"이 버튼 아래로 붉은 색이 보이면 물을 보충해주고 그럴 때 영양제를 같이 넣어주면 되. 일단 시작해봐"

 

'저 구멍에서 뭐가 나오려나...' 

키트를 작동한 이후 일주일만에  비리비리한 싹이 삐죽이 올라왔다.

'어머, 어머, 어머, 정말 여기서 싹이 나오네..'

신기하게도 10개 중 3개의 구멍에서 실오라기 같은 딜 싹이 고개를 내밀었다. 

틔운의 앱을 핸드폰에 깔아주면서 이러저러한  사용 설명을 딸이 해 주었음에도 

'물은 언제 주는거야?' 물어보고 ' 싹이 나왔어!'라며 기쁜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저렇게 연약한,  잡초 같이 올라오는 딜이 식재료로 쓸 만큼 자라기는 자라는 걸까?  ' 하는 의심스러운 생각과 함께 레몬 딜 버터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있다.

 

 

그로부터 또 닷새쯤 지나니  악보 속에서 춤을 추는 음표 같은 딜들이 10개의 구멍마다  쑤우욱  쑤우욱 올라왔다. 

정말 신기하기 그지없다. 이렇게 키워진단말이지...

처음 시도를 상추같은 식물로 해 볼걸 그랬나? 약간 아쉬웠다.

상추는 딜보다 제법 풍성한 잎이 올라오지 않았을까? 그럼 더 드라마틱 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궁굼하지도 않았던  틔운 사용법이 쓸쩍 궁굼해진다.

포털에서 틔운으로 루꼴라를 키우고 상추를 키우며 일지를 앱에 쓴다는 사람들을 보았다. 

아! 앱을 사용하며 키우는 거구나 

앱을 열어보니 딜을 키운지 13일 차 란다.

'재배 적정 온도보다 높아요. 좀 더 시원한 곳을 추천해요'

'조명시간이 짧아요. 식물의 생장 속도가 느리고 품질이 떨어질 수가 있어요' 라는 메세지가 있었다. 

 

아하. 그래서 비실비실해 보였나?

10시간이었던 조명시간을 14시간으로 올렸다.  날씨가 더우니 집안 온도에 신경을 더 써야될 거 같다. 

작물을 한번 키우고 기기를 쳐박아 놓는 애물단지가 되지 않게  열심히 잘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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