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거쳐가는 씨를 다 심어 보기로 결심한 후
꿀꺽 삼키던 씨도 다시 보게 되었다. 먹기 전 씨부터 생각하게 되는 일이 생겼다.
며칠에 걸쳐 소중히 모아 둔 세 가지 씨를 소개해 보려 한다.
넘버 원.
길다랗고 커다란 이 씨. 과연 누구일까요?
여기서. 아무도 못 맞혔음 하는 놀부 심보가 생깁니다. 언뜻언뜻 과육의 빛깔이 남아 있기도 하고요. 이 씨앗은 지인이 보내준 과일에서 나왔어요. 츄릅츄릅 야무지게 먹고 난 후, 깨끗이 샤워 시켜 말려 두었습니다. 과육을 앞뒤로 잘라내고. 남은 씨 부분을 갈빗대처럼 붙들고 뜯는다고도 표현하는. 이 과일. 혹시 눈치 채셨나요?
맞아요. 바로 망고님 되시겠어요. 아픈 저를 생각한 마음이 담겨서 인지 씨까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사진은 제가 망고님에게 표정을 부여. 고마운 그 분께 답장으로 보내드렸던 사진입니다. 참 귀여운 망고씨죠?
망고 씨를 심어 보겠단 생각은 이번이 처음이었던것 같아요. 싹 틔우기에 꼭 성공하고 싶었거든요. 이게 다 그로로 효과라고나 할까요.
네. 바로 검색 들어갔고요. 그래서 씨앗을 말린 겁니다. 씨앗을 말리면 가운데만 볼록하고 양 옆은 납작해 져요. 그럼 그 딱딱했던 껍질을 가위로 잘라 낼 수 있답니다. 물론 손으로 비틀어도 되겠으나 초심러는 안전하게 가위를 선택했습니다. 양 옆 껍질을 잘라내니 보이시나요? 우리 함께 두 눈 크게 뜨고 볼까요?
딱딱한 껍질 속에 무언가 자리 잡고 있지요? 궁금하실테니 제가 한번 꺼내볼께요.
엄청 크고 촉촉한 씨앗입니다. 갑자기 잭과 콩나무가 생각나네요. 저 씨앗을 무심히 던져 두면 콩나무가 쑥쑥 자랄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거인의 나라에서 가져왔다고 해도 믿겠어요.
까고 또 하나 까고. 까고 까면서도 질리지 않았어요. 무척 신기한 씨앗이었거든요. 물론 제 기준에서요.
이렇게 해서 4개의 망고 씨가 생겼습니다. 강남콩 같기고 하고 매미 유충 같기도 한 모습이네요.
이제는 성공적 싹 틔움을 위해 발아 단계에 들어 갑니다. 방학 숙제 관찰 일기로 많이들 해 보셨죠? 저도 눈 감고 발아 맞이 세팅을 완료했습니다.
물론 위로 촉촉이 이불 한 장 더 덮어 드렸어요.
흙 속에 심어 주는 그 날이 벌써 기다려 집니다.
잘 키워 보고 싶어요. 선물 보내주신 그 분께 망고 화분으로 또 한 번 보답하고 싶거든요.
제가 말이 너무 많았나 봐요.
그 동안 모아 놓은 씨앗 세 개를 다 소개하려고 했는데 말이죠. 달랑 한 개 소개하는데 여기까지 왔네요. 나머지는 과감히 다음으로 미룰께요.
그럼 넘버 투. 넘버 쓰리 데리고 곧 찾아 올께요.
빠이~
꼭피어라
꽃을 피워보고 싶은 여자. 죽이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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