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텃밭에 가니 역시 온 동네 아이들이 와서 놀고 있다.
모종삽 들고 다니는 아이, 분무기 들고 다니는 아이 모두 다 흙장난에 재미있어한다.
이번 주는 가니 반려견을 데리고 온 분도 보인다.
텃밭은 올 때마다 만나는 사람 모두가 웃고 있어서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다른 밭들을 지나서 중간쯤 있는 우리 밭에 가니 웬걸 못 보던 꽃이 피어있다.
잡초는 이미 많이 없애줬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봤더니 지난주 너무 자라서 나무 같던 쑥갓에 꽃이 피어있다.
쑥갓꽃은 듣도 보도 못했는데 이를 어쩌지. 못 먹게 되는 건가.
걱정과는 달리 쑥갓은 꽃이 피어도 여전히 먹어도 된다고 한다.
꽃대를 조금 정리해 주고 잎들을 따주니 다행히 보기에 조금 낫다.
고추는 그다지 많이 자라지 않았고, 무는 싹이 난 상태가 지난주와 비슷하다.
해바라기는 쑥쑥 자라서 숲이 되어가고 있고 당근도 잘 자라고 있다.
아쉽게도 파 밑동을 잘라서 심어놓은 것은 한 뿌리만 남기고 다 말라있었다.
바로 옆 텃밭도 똑같이 파 밑동만 심어놓았는데 우리 집보다는 잘 자라고 있는 걸로 봐서 아마 내가 심은 파가 원래 샀을 때부터 조금 덜 싱싱했던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역시나 상추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기르기 쉬운 쌈채소라고 하더니 청상추, 적상추, 양상추 모두 꽃다발처럼 잘 자라 있었다.
오늘 저녁은 또 다시 고기.
텃밭에서 갓 따온 신선한 상추, 쑥갓과 함께 고기를 먹으면서 다음 주에는 거름을 좀 줘볼까, 아직도 땅이 좀 남았는데 뭘 더 심어야 하나, 가족 모두 텃밭 이야기이다.
아직까지는 재미있는 텃밭 놀이.
1년은 갈 수 있겠지?
이여경
안녕하세요. 이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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