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와도 친구랑 와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세대를 구분치 않고 매력 있는 동네다. 박물관 역부터 연지공원 역까지 유유자적함을 누릴 수 있으면서도 봉황역에 위치한 봉리단길은 갑자기 다른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봉리단길에 위치한 개성 넘치는 가게들은 골목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2번째 호텔, 부원역 아이스퀘어
3일차에 숙소를 변경했다. 노마드 호텔에서 아이스퀘어 호텔로. 4성급 호텔인데 박에 10만 원 정도에 이용할 수 있다. 프린터 등이 설치된 비즈니스센터가 있고 미팅 시 편하게 이용할 카페 겸 라운지도 있어 워케이션 하기에 좋았다. 관련해서는 따로 소개토록 하겠다. 부원역에서 5분 거리로 부모님과 김해를 여행한다면 이곳을 추천하다.
향기 제작소와 봉리단길
아이스퀘어에 캐리어 보관을 요청하고 향기 제작소로 향했다. 시간이 촉박해 봉리단길을 빠르게 스쳐야만 했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다. 자꾸만 발목을 붙잡는 매력적인 공간들이 나왔다. 재빨리 사진들을 남기며 예약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다. 립스틱을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를 신청했다. 1:1로 진행했는데 엄마 생신 선물할 것 만들다가 나에게 맞는 립스틱을 완성해버렸다. 집중하다 보니 1시간 반이 흘러있었다.
박가네 면사랑에서 밀면을 밤비공기에서 라떼를 마신 후 봉리단길을 느긋이 둘러보았다. 나중에 한 번 더 김해를 오면 봉리단길에서만 3일은 온전히 보낼 거다. 맛집도 카페도 빵집도 많다. 날씨 좋은 날 들어가서 동네만 구경해도 하늘만 구경해도 행복할 것 같았다. 송리단길이나 용리단길처럼 주택을 개조했는데, 내 느낌으로는 봉리단길의 주택 모양이 좀 더 특색 있다. 그리고 그 구조를 잘 살린 느낌이었다. 같은 감성을 가진 공간을 보지 못했다.
김해 도서관
그 후 김해도서관에 들어가 잠깐 업무를 봤다. 3층 자유학습실은 들어가는 데 제한이 있지만, 디지털 자료실은 자유로이 출입 가능하다. 조용한 공간에서 집중하니 확실히 진척 속도가 빨라진다. 모두 조용히 제 할 일에 몰입하고 있으니 나까지 동화되는 건 당연한 일인듯하다.
7월 첫째 주 기준 수로왕릉의 능소화는 절정이다. 주홍빛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펴있다. 고즈넉하면서 정적인 건물들 속에 화려함을 잘 피워내고 있다. 여기가 포토존이라고 하니 꼭 들려서 인생 컷 하나씩 남기시길. 개인적으로는 대성동 고분군이 제일 좋았다. 해바라기 없는 연천의 호로고루 같달까. 하늘이 유달리 푸르러 잔디들의 반짝임이 더해진다. 자전거만 타기엔 아쉬웠다. 걷고 싶게 만드는 곳이었다.
그다음 날 결국 다시 갔다. 걷고 싶어서. 김해의 푸르름이 참 좋았다. 어디든 산책할 수 있고 어디든 앉아서 쉴 수 있다. 앉아있는 그곳에서 걷다가 잠깐 놓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 느낌이 좋아서 카페에 있을 때, 도서관에 있을 때 등 시간이 남으면 최대한 몰입해 업무를 봤다. 솔직히 말하면 그래도 업무 완성 목표치까진 끝내지 못했다. 괜찮다. 이제 와서 하면 되지. 김해에서 확실히 쉬었으니 다시 시동 걸면 되는 거다.
요란한소심
소심해서 이리저리 휩쓸렸습니다. 이제는 휩싸이기 보단 선택하고 싶어 요란하게 휴직을 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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