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자주 먹던 항아리 물회. 원래 우리 부부의 물회 맛집은 속초였다. 그러다 작년에 우연히 지나가는 길에 발견한 이 집은 정말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 진심이다.
드리이브를 하고 있었다. 수국이 있고 해바라기가 가득 피어있는 예쁜 길을 지나는 순간. 여러 대의 차가 서있는 이 집을 발견했다. 맛집의 촉이 왔다. 얼른 초록색 검색창을 열었다.
역시. 맛집이다. 뒤를 돌아보니 아이들이 잠들어 있었다.
포장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치 물회를 포장해서 숙소로 가져와 정말 맛있게도 먹었다. 눈이 번쩍 떠지는 맛집의 그 정확한 맛.
지난 4월 제주에 집을 구하러 왔을 때도 생각나서 찾아왔던 물회 맛집이다. 안타깝게도 한치는 아직 철이 아니라고 하셨다. 어쩔 수 없지만 섞어 물회를 주문했다.
영롱하다. 맛은 설명이 필요 없다. 정확하게 맛있는 맛이다. 우리는 물회 아이들은 성게미역국과 성게칼국수를 주문했다.
둘째는 성게미역국을 마셨고 첫째는 성게칼국수의 매력에 빠져 고개를 들지 않고 먹더니 서울로 돌아와서도 여러 번 칼국수 이야기를 했다. 녹진한 칼국수도 너무 훌륭했다. 국물을 떠서 한 입 먹었는데 그냥 바다가 통째로 들어왔다. 국물도 면도 훌륭한 칼국수였다. 비가 오면 꼭 와서 다시 먹어야겠다고 다짐하며 서울로 돌아왔다.
한치가 여기저기서 눈인사를 날리는 6월이 되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활 한치 물회를 만나게 되는 날.
바로 잡아서 썰어 주시는 사장님.
투명하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버려도 하얗게 변해버리는 한치. 투명한 지금 바로 먹어야 야들야들 감칠맛 나는 한치를 먹을 수 있다.
서걱거리는 얼음과 얇게 채를 썰어 올린 야채들이 어우러진다. 사진 찍는 시간에도 마음이 급해진다. 우리가 들어오고도 계속해서 관광객들이 들어온다. 메뉴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외치고 싶다.
활 한치 물회 드세요 꼭!
남편과 나는 소곤소곤 거리며 이 맛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에 따끈한 쌀밥 한 공기를 슥슥 말아 맛있게 마무리. 남편은 이제 2인분을 시켜줘도 먹을 것 같다. 차에 타자마자 진짜 맛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우도가 보인다. 우도를 드나드는 배가 우리가 먹는 동안 왔다 갔다 했다. 하얀 파도를 일으키며 즐겁게 지나는 배를 보며 바다를 보며 입안에 바다를 머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냉동 말고 활 한치 물회를 꼭 먹어야 하는 이 계절이 즐겁다.
여름의푸른색
제주에서 그로로팟으로 바질을 키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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