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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위안이 되어주는 테이블야자
사농23. 08. 10 · 읽음 164

진지하게 키워 본 첫 식물은 2018년에 만난 테이블야자

미세먼지가 심했던 어느 날 동네 꽃집에서 데려왔다

 

물을 자주 줄 때도, 말릴 때도 있었지만 순하고 강인한 친구라 잘 견뎌주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

포트 화분에 있던 걸 큰 토분에 심었는데도 살아 남아주어 감사하다

 

식물의 뿌리보다 1.5배 이상 큰 화분에 심을 경우 과습으로 저 세상에 갈 수도 있다

 

 

 

 

 

강한 햇빛이 무조건 좋은 줄 알고 잎을 태워먹기도,

영양제를 과도하게 주어 잎이 노래지기도 했다

 

혹시 토분이 문제 인가 싶어 더 큰 플라스틱 분에 분갈이도 감행

 

이 정도면 식물집사가 아니라 식물고문관이 아닐지

 

 

 

 

 

 

식물마다 선호하는 화분, 흙의 산성도, 흙의 배합, 광량, 물의 양이 모두 다르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내가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 이 친구는 삶이 얼마나 모질었을까

 

그럼에도 테이블야자는 새 잎을,

희망을 꿋꿋하게 내어준다

 

 

 

 

 

함께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존재감이 묵직해진다

매년 그를 사진으로 남기는 나의 사진실력 또한 해마다 늘고 있다

 

헤매는 식집사 밑에서 숱한 모진 세월을 견디며

느리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그는 내게 말한다

 

 

"불평하지 말고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걸 해. 너만의 속도로. 그럼 돼."

 

 

 

점점 나아지는 나를 묵묵히 바라봐주는 테이블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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