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로팟2] 의욕없는 객원멤버
파초청녀23. 08. 18 · 읽음 141

그로로팟 시즌 2로 그로로가 시끌벅적하다. 키트가 도착하고 언박싱을 하고 누군가는 벌써 파종하고, 누군가는 때를 기다린다. 여러 글을 읽으며 같이 기분좋아하다 우리 집에 도착한 키트가 떠올랐다. 그래 맞다. 나도 키트를 받았다. 정식멤버로 선발된건 아니고, 그로로에서 선물로 주었다. 그런데 왜이렇게 의욕이 없을까. 자그마한 두 손이 나에게 가져오는 박스를 제자리에 두라고 하고 그냥 두었다. 오며가며 궁금한 마음에 쳐다보긴 했지만 풀어볼 생각은 들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1기때도 그랬다. 5월 말쯤에 받았는데 이상하게 바로 열어볼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왜이러지? 하다가 나는 원래 그런사람이다. 핸드폰으로 집에 필요한 생필품, 아이들 옷, 남편 관련 물품 다 시키고나서 막상 오면 잘 풀어보지 않는다. 냉동이나 냉장이 필요한 제품만 바로바로 뜯어서 넣어놓고 그렇지 않은건 하루고 이틀이고 그냥신발장 앞에 쌓아놓는다. 그러다 어느순간 마음이 생기면 그때 하나하나 뜯는다. 아주 의욕없게. 

 


그로로팟 시즌 1때 나는 딱 6월 1일에 파종을 했다. 그래서 비교적 수월하게 캘린더를 꾸려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9월 1일에 언박싱 후 딱 풀어볼까 하다가 너무 일자가 많이 남은걸 알게되었다. 흠..안되는데..하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늦은 휴가도 가야하니 진짜 다음달 1일에 풀어야겠다. 

 

다른분들의 글을 보다보니 키트가 많이 좋아진게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화분이 커졌다고 하니 반갑다. 상토양은 좀 늘었으려나. 여러가지 좋아진거에 비해 그로로 식물마켓에 가보니 1기 상품보다 2기 상품이 더 저렴하다. 뭔가 꿈틀꿈틀 하나를 사서 누구를 선물로 줘볼까 하다가 마음을 접는다. 나 조차도 이렇게 식태기로 간당간당하면서 누구한테 뭘 권한담. 

 

여튼 나의 그로로팟 시즌 2는 9월 1일에 시작될거라는 얘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해보았다. 그쯤되면 누군가는 본잎을 보고 누군가는 꽃망울이 움트려는 모습을 볼 수도 있겠다. 

 


 

이왕 쓰기 시작했으니 우리 2-3호의 근황을 전하자면(사진은 못찍었음) 여전히 아름답고 풍성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3호는 키가 조금씩 크고 있다. 확실히 화분을 바꿔주니 조금씩 성장이 이루어지는 듯 하다. 그런데 두 녀석 다 밑에서부터 응애의 피해를 입고 있으며 시드는 잎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어느 글에서 봤는데 꽃이 피면 잎은 시들어가는게 당연하다고 하던데 이 당연한 자연의 섭리가 또 내 마음을 씁쓸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 응애가 성장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열무에게도 옮겨가서 나의 식태기에 불을 붙였다. 짜증이 나고 의욕이 꺾였다. 하지만 가만있으면 안되기에 우리 2호와 3호는 그렇게 생이별을 했다. 베란다의 끝과 끝으로. 그리고 나의 식태기는 여전이 진행중이다. 이 식태기를 어쩌면 좋을까. 다른분들의 식물글을 읽는건 너무 재밌는데 내가 하려고 하면 왜이렇게 만사 다 귀찮을까. 극복이 필요하다.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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