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는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그 다양한 종류 중 제가 꼭 키워보고 싶었던 품종은 바로 

가장 허브다운 품종이면서 원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잉글리쉬 라벤더 입니다.

지금이야 잉글리쉬 라벤더 모종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몇 년 전에는 잉글리쉬 라벤더가

우리나라 기후에 잘 안 맞아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모종을 구하기 힘들었거든요.

모종을 구하기 어려우니 제가 잉글리쉬 라벤더를 키우기 위해 선택한 것은

바로 잉글리쉬 라벤더를 씨앗부터 심어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잉글리쉬 라벤더는 원조에 가까운 품종인 만큼 다른 품종에 비해 비교적 씨앗부터 심어 키우기 수월하거든요.

확실히 잉글리쉬 라벤더는 우리나라 기후와 안 맞는 점이 많아 관리가 쉽지 않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음 해 꽃까지 피어 참 보람을 많이 느꼈었네요.

오늘은 그러한 잉글리쉬 라벤더를 씨앗부터 심어 키웠던 이야기 & 성장과정을 전해드릴게요.

라벤더는 씨앗 수명이 짧고 발아율이 채소보다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묵은 씨앗보다는 갓 구입한 씨앗을 활용하는 것이 발아율이 높아요.

저의 경우에는 모종트레이에 상토를 채워 3월초 심었는데 다행히 제법 잘 발아가 되었어요.

흙이 마르면 발아가 잘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발아가 되기까지 흙을 축축하게 유지해줬고,

발아가 된 후로는 과습을 막기 위해 겉흙이 마르면 물을 줬어요.

대부분의 허브가 그러하지만 라벤더는 조금만 햇볕이 부족해도 웃자람이 심하게 생기는 성향을 지니고 있어요.

그래서 새싹이 올라오자마자 바로 햇볕이 매우 잘 드는 자리에 창문을 활짝 열고 배치해줬습니다.

만약 햇볕이 잘 드는 자리가 없다면 LED식물등을 가깝게 쬐어주어

부족한 햇볕을 보충해주면 웃자람을 줄일 수 있어요.

LED식물등이 없다면 일반 LED스탠드로도 어느 정도 웃자람을 막을 수 있으니 참고해 주세요.

라벤더는 뿌리가 아래로 쭉쭉 뻗는 편이라 새싹이 작아 보인다고 옮겨 심지 않으면 

잘 자라지 못 하게 됩니다. 아무리 크기가 작아도 성장이 좀 더디다 싶을 때 바로 옮겨 심어줍니다.

저의 경우에는 추후에 한 번 더 분갈이를 해주기로 하고

테이크아웃컵 바닥에 구멍을 여러 개 뚫은 후 상토를 채워 옮겨 심어줬어요.

과습에 좀 약한 편이라 펄라이트, 산야초 등을 섞어주면 과습 방지에 도움이 돼요.

확실히 공간이 넓어지니 폭풍성장을 했어요.

본잎이 많아졌고, 곁가지도 생겼지요.

햇볕 및 영양분이 부족하면 곁가지 생기지 않고 한 줄기로 자라기도 해요.

잎이 길어져 제법 라벤더스러운 모습이 되었어요.

햇볕을 잘 받을 수 있게 테이크아웃컵에 심겨진 상태로 창틀 위에 올려놓고 키웠더니

웃자람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자랐어요.

그런데 여름이 되니 더위 탓인지 봄보다는 건강한 느낌이 덜하더라고요.

잎과 잎 사이 간격이 넓어졌고, 일부 잎이 살짝 쳐졌거든요.

라벤더는 더위에 약한 편이라 봄, 가을에 비해 여름엔 좀 힘들어 하는 편이에요.

가을을 맞아 여름 동안 고생한 잎들이 살짝 노랗게 떴지만 

건강한 새잎이 돋아나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라벤더는 영하 0도까지 추위를 이길 수 있기 때문에 겨울까지 쭉 베란다에 배치하여 키웠어요.

라벤더 꽃은 살짝 추위를 겪어야 예쁘게 잘 피우기 때문에 따스한 실내보다는

실내보다 서늘한 베란다에서 월동을 시키는 것이 더 좋기도 해요.

다음 해 봄, 작은 꽃대가 올라왔어요.

파종한지 1년 정도 밖에 안 되었기 때문에 꽃을 피울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

꽃대가 올라와서 얼마나 놀랍던지요.

예쁜 잉글리쉬 라벤더 꽃이 피었어요.

키운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꽃의 크기가 작지만

그래도 라벤더 다운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어서 뿌듯하네요.

가을에 좀 더 큰 화분에 분갈이를 하여 크기를 더 키웠다면 

예쁜 꽃을 더 풍성하게 피우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꽃이 시든 후로는 더위로 인해 웃자라서 가지치기를 해줬고,

더위가 지나간 후에는 다시 새잎이 돋아났는데요~

외목대 수형으로 키우려고 원줄기를 최대한 살려가며 키웠지만

원줄기 위로 새잎이 많이 돋아나지 않더라고요. 

대신 이렇게 아랫쪽에 새잎이 자꾸만 돋아나네요.

이렇게 위쪽에 새잎이 잘 돋아나지 않고 아랫쪽에 새잎이 돋아날줄 알았으면

그냥 외목대 수형을 포기하고 풍성한 수형으로 키울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