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로팟 넌 나에게 굴욕감을 안겨줬어
한 달 전 똑같은 씨앗을 배송받았다. 아마도 제일 빨리 심었던 식집사였다. 1등을 하고 싶은 욕망을 들키지 않는 선에서 열심히 키웠다. 순대에도 넣어보고 솜발아 바로 배양토에 심는 다양한 방법을 실천했다. 신은 나에게 운을 안겨주지 않았으니 요놈들이 안 큰다. 날씨가 30도를 찍으면서 발아가 더디고 비가 내리면서 1등은 점점 멀어지나 봐~~
한 달이 지나니 버렸던 순대도 다시 보자! 한놈 두시기 석삼 쭉쭉 올라왔고 그로로 팟 2기도 한 달 연장되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날아왔다. 그래 이 맛이야! 이제 너희들만 잘하면 된다. 쑥쑥 커줘라! 주문을 외웠다.
2차로 주신 라벤더가 쭉쭉 키가 커졌다. 느낌이 싸늘하다 저렇게 키만 쭉 며칠 만에 자라 버리면 웃자람이라고 해서 결국은 죽는다. 남들처럼 안테나에 안테나를 더하란 말이다 외치고 싶다.

드디어 돋보기를 사용할 때다. 딸아이는 한 달째 언제 화분에 심냐고 쿵쾅쿵쾅 거려서 한놈을 심었다. 결과는 이겨라는 죽고 버려진 순대에서 건진걸 하나 심었는데 진짜 안 자라서 올릴 수도 없다 비교 샷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다.

확대하여라! 더 커 보일 지어다. 거의 키높이 깔창이랄까 요렇게 보니까 오동통하니 좀 커 보이는데 사진빨이라 해야겠다. 영양제도 두세 알 올려 줬으니 커줄 거지? 좋은 말은 딸아이에게 해주라고 했다. 난 시커먼 속이라 겉과 속이 다르면 라벤더에게 들킬 것 같다.
작은데 그마저도 누워 자라겠다고 하신다. 꼭 그렇게 자꾸 삐뚫어 지실겁니까 ? 1호를 보내고 애지중지 애껴주는 맘을 알면 똑바로 좀 자라주세요. 몇 센치라고 기록을 해줘야 하나요.
2차로 받은 씨앗에서 자란 아이는 반대로 너무 쑥 올라와서 걱정이다. 작아도 걱정 커도 걱정 부모의 심정이랑 똑같다.
그로로팟 넌 나에게 굴욕감을 안겨줬어!
정말 잘 키우고 싶었다. 잘해줄 자신으로 지렁이분변도 지피포트도 40개나 구매한 식집사는 기도하는 어미의 심정으로 노지에도 심고 자연광으로 식물등 비슷한 스탠드로 너희를 뒷바라지한다. 이미 1등은 저 멀리 멀어져 갔지만 부모의 심정으로 다 같은 사람인데 크고 작고 더디 성장하는 게 있듯이 꽃 피우는 그날까지 키워보마. 그런데 조금만 더 건강하면 안 되겠니? 허허허 (마지막까지 욕망덩어리)
소로소로
작가 부캐가 마음에 들어서 푹 빠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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