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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로 수세미를 만들자!
오렌지23. 10. 05 · 읽음 558

 수세미라는 식물이 도시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잘 모르는 사람도 제법 많을 것 같아요. 우리가 보통 설거지할때 사용하는 합성소재로 만든 '수세미'의 어원이 바로 식물 수세미에서 따온 것이랍니다. 요즘 환경보호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지 않는 천연 수세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어요. 시중에는 삼베로 만든 수세미, 옥수수로 만든 수세미 등 다양한 수세미가 있지만, 저는 오늘 수세미로 수세미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수세미 씨앗은 구하기도 쉽지 않았어요. 시장에 씨앗파는 곳에 가도 수세미 씨앗은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저는 운 좋게도 집 근처 제로웨이스트샵에서 수세미씨앗을 나눠주셔서 낼름 받아왔습니다.

 수세미는 키우고보니 식물이 은근히 큼지막하게 자라더라구요. 집안에서는 키우기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저는 며느리찬스로 시부모님네 텃밭 한켠에 심었습니다.

 

 

 

 어렵사리 구한 수세미 씨앗은 4월 16일에 땅속으로 들어갔어요. 약 6개월이 지난 후에 제법 쓸만한 수세미를 수확할 수 있었네요. 잘 익은 수세미를 시기에 맞춰 수확하기 위해선 4월 초나 3월 말에 심어야 할 것 같아요. 아직도 덜 익은 수세미들이 많더라구요.

 

 검색을 해봐도 수세미로 만들기 위해선 언제 수확을 해야하는지 정확히 알려주는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제가 딱 알려드리겠습니다!

(1) 만져봤을 때 말랑말랑하고 껍질과 과육이 분리된 느낌이 든다(녹색)

(2) 수세미가 완전히 갈색으로 변하고 껍집을 약간 벗겼을 때 섬유질이 보인다(갈색)

정도면 쓸만한 정도로 익은 수세미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2)번 상태를 추천드려요. 만드는 과정이 더 간편하고 섬유질이 단단해서 오래쓸 수 있거든요 :)

 

 수세미가 너무 커져서 '이 정도면 다 익은 거 이냐?' 라는 생각이 들어도 만져봤을 때 무겁고 말랑함 없이 딱딱하다면 X. 잘 익은 수세미는 아주 가볍고 포슬포슬해요. 그리고 씨앗이 검은색이랍니다!

 

 

 단단한 수세미의 단면이에요. 먹을수는 있지만 아직 수세미로 만들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씨앗이 아직은 노란색이죠? 이 상태에서 만들면 아직 섬유질이 완전히 형성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져요! (1)번 상태에서 수세미 만들기는 "맹돌이"님이 자세하게 알려주셨더라구요. 저는 이번에 (2)번 상태에서 수세미 만들기를 알려드리려 합니다.

 

 

 수세미가 완전히 갈색으로 변하고 껍질을 약간 벗겼을 때 이런 섬유질이 보인다면 수세미 만들기 딱 좋은 상태입니다. 수세미는 익으면서 과육이 사라지고 이렇게 섬유질만 남게돼요. 이 상태에서 껍질을 살살 벗겨줍니다.

 

 

 그러면 짠! 이렇게 섬유질만 남게 되어요. 갈색으로 변한 수세미는 껍질만 벗기고 잘라서 바로 사용해도 됩니다! 

 

 

 내년에도 수세미를 심을 계획이라면 원하는 크기로 자른 뒤 탁탁 털어 씨를 빼주세요.  수세미 하나에서도 씨앗이 엄청나게 쏟아져요!

 이렇게 바로 써도 되지만 저는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어주려고 한번 삶아줬어요. 안에 남은 씨도 제거하고, 그립감이 좋은 형태로 만들어주려구요. 이 상태에선 수세미를 푹 삶지 않아도 돼요. 그냥 데친다는 생각으로 수세미가 어느 정도 부드러워지면 끝!

 삶는 동안에도 씨앗이 엄청나게 나와요. 삶지 않고 그냥 사용하면서 빠져나오는 씨앗을 그때그때 빼줘도 되지만 그 양이 생각보다 많기에... 이렇게 미리 제거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조금 더 편하게 쓰려고 시중에 파는 수세미처럼 만들어줄 거예요.

원통형 수세미의 한 면을 잘라주고,

 

심지는 제거해줍니다.

 

그리고 반으로 접어 뚫린 3면을 실로 꿰매주면 완성! 단단하게 바느질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듬성듬성 마무리 해주세요 :)

수세미의 두께가 너무 두툼하다면 여기서 또 반을 잘라주세요. 수세미가 두꺼우면 잘 마르지 않아요!

 

 고리가 필요하다면 집에 있는 아무 끈으로 고리를 만들어 끼워줍니다. 이렇게 사용하면 설거지 할 때 그립감이 훨씬 좋고, 섬유질이 풀어지는 걸 방지해 수세미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어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바짝 발려, 습하지 않은 곳에 보관하면 됩니다.

 

 

 

 생각보다 간단하죠? 환경도 보호하고 설거지도 아주 잘 된답니다. 천연 수세미의 최고 장점은 빨간 기름 얼룩이 남지 않아요! 합성섬유 수세미로 김치찌개 등을 설거지 했을 때 수세미가 붉게 물든 경험 다들 있으실 거예요. 천연 수세미는 신기하게도 얼룩지지 않더라구요!

 오늘은 수세미 만들기 어떠신가요? 원하는 분이 계시면 수세미씨앗을 조금 나눔해드리도록 할게요.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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