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은 책 <어떻게쓰지않을수있겠어요>에서는 글쓰기가 얼마나 자본주의에 적합하지 않은 일인지 말하고 있었다. (혹시 궁금한 분들을 위해 곧 정리해 올릴게요)
근데 이 책은 정말 극사실주의라 슬펐다. 스타작가가 되지 못한 글쓰기가 밥벌인, 그게 본업인 경우의 씁쓸한 현실이 리얼하다.
10년 전의 업계지만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해보면 꿈을 직업으로 삼고 산다는 것의 장단점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작가가 되고 싶었던 국문학과 학생 '윤이나' 학생은 학창시절부터 14년간 논술선생님, 막내작가, 칼럼니스트, 에세이스트 등 글과 유관한 분야부터 닭공장, 호프집, 판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알바를 한다.
풍족하지 않더라도 원고료만으로 살수 있길 바랐던 소박한 꿈은 현실의 속임수에, 벽에 속을 때가 많았고 더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악착같이 벌이 전선에 나섰다.
그런 그녀의 생생한 기록을 어떤 부분은 따오고 어떤 부분은 따오지 않기가 적절하기 않다고 생각했다.
목차로 대신한다.
그리고 그녀의 문장으로 책을 기억하고 싶다.
"도대체 봄은 언제 오는걸까"
"14년, 5110일, 122,640시간. 그동안 나는 시간당 얼마의 사람이었을까. 해를 달리해가며 몇백원, 몇천원 나은 사람이 되었지만 그조차 나아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책날개 안쪽
"성인인데다 이 일을 해온지 벌써 햇수로 6년이니 당연한 알아야 하지만, 머리가 이해하는 것과 몸이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일이니까. 그걸 몸으로 받아들이는건, 뭔가 추운 느낌이었다. 봄은 대체 언제 오는 것일까." p.18
"스타우트씨가 공장에 다니든, 종로 어딘가 공사장에서 막일을 하든 그건 그냥 일이잖아요. 그리고 사람 일 모르잖아요. 사모님은 몰라도, 나는 내가 앞으로 뭘 할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뭘 하고 살지 모르겠는데, 그냥 일하는 사람들을 그 일 때문에 나쁘게 보거나 낮춰서 보면 그건 좀 슬프지 않을까요." p.108
요상한엘리
이름은 천유. 글을 읽고 글을 쓰고 글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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