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문제로 고향을 떠난 3년 차 대구 시민입니다. 이번 가을에는 대구의 '하중도'에 다녀왔어요. 하중도는 낙동강의 지류인 '금호강'에 있는 섬입니다. 물과 함께 흘러가던 퇴적물이 쌓여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섬이에요. 하중도는 '금호꽃섬'이라고도 불리는데요. 봄이면 유채꽃, 가을이면 갈대와 코스모스가 멋진 풍경을 이루는 곳입니다.
가을이 언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길거리에 은행열매가 가득할 때, 아침바람이 싸늘할 때, 코트가 입고 싶어질 때면 가을이 왔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올해엔 하중도의 경치를 보며 가을이 시나브로 다가온 것을 느꼈습니다. 가을이 물씬 느껴지는, 저의 시선 속 하중도를 함께 봐주세요.
첫 번째로 시선이 닿은 곳은 바람에 날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일품인 하중도의 갈대밭입니다. 간만의 나들이에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지만, 왠지 갈대밭은 흐린 하늘 아래서 더 운치가 느껴지더라구요. 키 큰 갈대들이 가득해 사진도 너무 잘 나오죠? :)
갈대밭 앞으로는 넓디넓은 황화코스모스 군락이 있습니다. 노란 꽃밭에 노란 꿀벌들이 열심히 꿀을 먹고 있더라구요. 그 앙증맞은 엉덩이를 한참동안 바라봤어요.
요새는 흔히 아는 분홍색 코스모스보다 노란색이 귀여운 황화코스모스가 더 자주 보이더라구요. 한동안 가을 하면 핑크뮬리였는데 또 요새는 가을 하면 황화코스모스를 찾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깜찍한 색으로 가을이지만 봄을 느낄 수 있어서 일까요?
클래식한 코스모스도 빠질 수 없죠! 아주 어릴때 가족과 코스모스밭에 놀러가 찍은 사진이 있어요. 기억도 안 날만큼 어릴적이지만 저는 그 사진이 너무 좋아서 매년 가을 코스모스밭에 간답니다.
들판이 아주아주 넓어서 산책하기도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도 많이 없어서 가을을 한껏 만끽하며 여유 있게 돌아다니기 좋았어요. 산책하다보면 바람따라 날아오는 꽃내음도 너무 향기롭더라고요.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가을의 향긋함이었어요.
하중도는 옛날부터 유채꽃으로 유명했다고 해요. 찾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다 보니 대구시에서도 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10월 17일까지 2023 대구 정원박람회를 하중도에서 개최한다고 합니다.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 하루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대구에 놀러 오셔서 멋진 가을 풍경 만끽하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유채꽃이 가득한 여름의 하중도를 기대하며!
오렌지
책과 환경을 사랑해 ¨̮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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