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 위치한 외암마을은
초가집과 기와집들이 어우러진 한옥마을입니다.
2022년 가을,
출산 예정일을 며칠 앞두고
병원에서는 아기가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며
일주일 정도 더 두고봤다가 수술을 고려하자는 진단을 내려주었습니다.
아기가 내려오려면 열심히 걷고 또 걸어서 운동을 해줘야 한다기에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인근의 걷기 좋은 곳을 수소문했고
처음으로 외암마을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한옥마을 곳곳 안 다녀본 골목이 없을 정도로 거의 두시간을 쉬지않고 걸어다닌 결과,
바로 다음날,
진통이 슬슬 오기 시작해서 그 날 저녁에 바로 입원을 했고
총 16시간의 진통 끝에
현재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어여쁜 가을 남자를 만나게 되었지요.
그리고 저번주 주말,
일년 전에도 셋이 갔었던(뱃속이었지만) 그 외암마을에
진짜 셋이 되어 함께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가을에서 이제 겨울로 넘어가는 찰나,
외암마을의 이곳저곳을 보여드릴까합니다.
유모차는 짐차로 한명이 슬슬 밀고가고
땡깡쟁이 아가는 품에 안고
외암마을을 한바퀴 휘익 돌아보고 나오면서
남편에게 넌지시 물어보았습니다.
이런 곳에서 살고 싶냐고.
가만히 마을 풍경을 눈에 담던 남편은
주말에 한번 정도 쉬러는 와볼만하겠다며
먼산을 보더이다.
하긴,
한때 청년귀농을 준비하던 나조차도
완전 시골에서 살라고 내던져지면
막막할것 같은 느낌은 들더군요.
그래도 이렇게
가을을 넘어서서 겨울로 접어드는 이 시기에
서서히 저물어가는 가을 풍경들을
부담없이 두 눈에 담아볼수 있는 좋은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무를 좋아하는 우리 아가도
온갖 보드라운 색감이 가득한
고즈넉한 분위기의 마을 풍경이 마음에 들었을지
다음 기회에는 말을 하기 시작했을때 다시 와서 한 번 물어봐야겠습니다.
참고로
엄마랑 아빠는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
URang
취미가 직업이 되어버린 식집사이자 식물공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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