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네일 케어와 팩을 해드리고 자고 일어나니 느낄 수밖에 없었던 건 아빠와 나까지 하겠다고 생각했던 건 오산이었다. 엄마도 어제 막타에 겨우 다 해드리고 잠들었다. 이전에 사놨던 네일 스티커를 바르고 투명 매니큐어를 칠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열심히는 했는데 조금 잘 안됐다. 그걸 한지 너무 오래돼서 감을 다 잊어버린 것이었다.
어? 이게 안 되네?! 그 순간 나는 투명 매니큐어를 떡칠할 수밖에 없었고 어떻게든 다 했지만 결과물을 보고 할 말을 잃은 채 ‘그래도 난 최선을 다했어…!’라고 생각하며 가루팩을 샥샥 발라 드릴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도 다음날 엄마가 여행 가시기 전에 부스럭거리며 부산하게 국을 끓여놓고 머리를 벅벅 감으셨더니 네일 스티커 끝부분이 한두 개가 달랑거린다고 하셨다. 그래서 투명 매니큐어로 한 번 더 수선해 드리고 엄마가 끓이신 국으로 같이 아침을 든든히 먹으면서 엄마의 손톱에 간헐적으로 시선을 보냈다. 그래도 이쁘다. 자세히만 안 보면…….
엄마는 이쁘다고 동창분들 만나시면 손톱 자랑하신단다. ‘그 정도까지는…!’이라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말았다. 그나마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은 …그래도 이쁘다.
엄마가 며칠 자고 오시면 조금 쓸쓸하겠다는 생각이 마음에 스며왔지만 지금 출발하는데 초 치고 싶지는 않아서 다녀오시면 엄마가 없으니 좀 허전했다고 말씀드리기로 하고 재밌게 놀고 오라고 보냈다. 잘 놀러 안 다니시는데 기왕 멀리 가시는 거 제주도에서 좋은 거 많이 보고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오면 좋겠다.
릴랴
자기가 쓰고싶은 글을 쓸 뿐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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