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활짝 피면 오겠다
릴랴23. 11. 24 · 읽음 91

 

꽃이 활짝 피면 오겠다는 말을 한 건 아니고 글에 적은 기억이 있다.

 

내 임파첸스인 릴릴이는 누웠다. 누워서 커서 특이하고 유니크하다고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꽃이 피면 더 뭔가 이쁠 것 같아서.

 

지금이 딱 꽃이 여기저기 펴서 이쁘게 흐드러지게 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사진을 찍다 보니 마침 베란다 뒷배경이 눈에 띄는 것 같다. 우리 집 쪽에는 은행나무가 지금 노랗게 물들어서 노란색이 만연했다. 날씨는 추워졌는데 이제서야 가을 같아졌다.

 

 

임파첸스가 덩굴식물도 아닌데 화분 주위로  세로로 큰 게 아니라 가로로 여기저기 피어나서 정말 아름다웠다.

 

식물도 키우는 사람의 성격을 닮는 건지 자유분방하기가 이를 데가 없다.

 


원래 데리고 있던 이름 모를 식물은 잎이 파마한 것처럼 곱슬곱슬해서 이뻤고 엄마가 키우던 것과 같은 종류인데 모습이 전혀 달라서 신기했다. 그때도 ‘내 식물은 자유로운 영혼이네.’ 했었다.

 


그리고 내 라벤더는 진짜 트리 같다. 자그마한 이쁜 트리. 위에 꽃이 뽀쫑 나서 별 같으면 참 금상첨화일 텐데, 조금 아쉬운 맛에 입맛을 다셨다. 퍼플이는 이 아이만 살아남았는데 화분을 거의 가득 채워서 존재감이 혼자서 뿜뿜했다. 옆에 자라고 있는 작은 식물들은 라벤더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두 종류가 같은 종류로는 안 보인다. 하나는 임파첸스일 확률이 높아 보이는데 다른 건 뭘까 싶다.


아마 라벤더가 꽃을 피우면 또 사진과 글을 가져오게 되겠지. 그때쯤이면 얘네도 정체를 밝혀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제 라벤더일 거라는 기대는 없다. 감정의 5단계를 지나 이제 수용의 단계였으니까.

 

씨앗을 직접 구매해서 키웠던 임파첸스 릴피도 꽃봉오리가 다시 맺혔는데 아침에는 꽃봉오리가 닫혀있더니 낮 열두시가 되니 그새 활짝 피었다. 이게 하루 만의 일어난 일이라니. 꽃이 이 하루 안에 변화를 가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인간이가 질 수 없지.’하며 나도 빠르게 변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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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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