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키우기 + 벚잎의 꿀주머니
파종인간23. 12. 07 · 읽음 523

 

<집에서 벚나무 키우기>

 


 

2019년 4월 20일에 산책길에서 싹 튼 벚나무를 데려왔다. 

아름드리 벚나무가 있는 산책로에는 봄마다 벚나무 싹이 무수히 올라온다. 

 

 

 

청소년 시절의 벚나무의 모습이다.

큰 화분으로 옮겨줄 때마다 나무도 눈에 띄게 두꺼워졌다. 

 

 

 

화분에서 자라니 겨울이 문제였는데, 몹시 추울 때마다 들여놓았더니 겨울눈이 얼지 않고 봄마다 새 잎을 내주었다.

 

 

 

여름에는 잎도 가지도 많이 내었다. 

하지만 줄곧 병충해에 시달리고 겨울마다 관리가 만만치 않기도 하고 이래저래 처치곤란이었다. 

겨울에 잎을 다 떨구면 잘라야겠다고 결심했다.

무엇보다 좁은 화분에서 사니까 꽃이 필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그래서 2022년에는 벚나무에 마음을 전혀 주지 않았다. 

심지어 겨울에 비닐 한 조각 둘러두지도 않고 겨우내내 옥상에다 방치했다. 


2023년 봄이 되어 이제 잘라야겠다고 생각하던 차, 

며칠 봄비를 맞은 벚나무의 겨울눈이 통통해지는 게 보였다. 

아이쿠, 마음 약해지게 큰일났네 싶었다. 

비 맞기 전에 잘랐어야 했는데....

 

 

 

우려한대로 며칠 지나 겨울눈이 터지기 시작했는데

글쎄 그중 몇 개에서는 이렇게 꽃잎이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2023년 3월 30일 사진)

 

 

 

왼쪽은 잎눈, 오른쪽은 꽃눈

 

 

 

고만한 싹에서 나무가 된 벚나무, 

4년 만에 드디어 꽃을 보게 된 것이다! 

 

 

 

봄 날씨가 무척 더워서 꽃 잎이 열리는 속도가 빨랐다.

겨울눈이 절반은 얼어서 바스라졌지만, 몇개는 살아 남아 꽃이 되고 잎이 되었다. 

 

※ 커다란 벚나무 아래서 데려온 싹이라 벚나무일 가능성이 높지만, 

꽃을 볼수록 벚꽃이 아니고 매화나 살구일 가능성도 있지 않나 싶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새싹이 나무가 되고, 꽃이 피었다는 사실 아니겠는가. :)

 

 

 


 

<벚나무 잎마다 꿀주머니 있는 거 아시나요?>



 

벚나무 잎 아래에 요런 구슬 같은 게 있다. 

 

 

모든 잎 밑에 요렇게 영롱하게 달려있고, 

손으로 만져보니 끈적한 거다.

혀를 대보니까 달아. 이거 꿀인가?

그런데 왜 꿀단지가 잎마다 달려있는 거지?

​그래서 벚나무의 꿀주머니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 

 

 

벚나무는 병충해에 약하다고 한다. 

그래서 꿀주머니(밀샘)을 만들어서 개미를 유인한다고 한다. 

벚나무가 개미에게 꿀을 주고, 개미는 벚나무에 해충이 못 오게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와... 정말 식물은 너무 대단하다! 모든 것에 다 계획이 있다.

근데 정말 꿀 먹으러 개미가 온다고??? 

그래서 벚나무가 잔뜩 있는 산에 가보았다. 

 

당연히 산의 벚나무 잎 아래도 꿀주머니가 있고, 

​과연 개미들이 바삐 벚나무를 오가고 있었다!!!!

 

 


가만히 지켜보니까 개미가 꿀주머니에서 꿀을 빨아먹고 있다!!! 

 

내년 봄에는 벚나무 밑에 움튼 싹도 발견하시고,

벚나무 잎에 달린 귀여운 꿀주머니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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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종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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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종을 좋아하는 식물 집사. 실내 식물 키우기와 텃밭 농사도 합니다. <아이의 꽃말은 기다림입니다>외 3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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