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벚나무 키우기>
2019년 4월 20일에 산책길에서 싹 튼 벚나무를 데려왔다.
아름드리 벚나무가 있는 산책로에는 봄마다 벚나무 싹이 무수히 올라온다.
청소년 시절의 벚나무의 모습이다.
큰 화분으로 옮겨줄 때마다 나무도 눈에 띄게 두꺼워졌다.
화분에서 자라니 겨울이 문제였는데, 몹시 추울 때마다 들여놓았더니 겨울눈이 얼지 않고 봄마다 새 잎을 내주었다.
여름에는 잎도 가지도 많이 내었다.
하지만 줄곧 병충해에 시달리고 겨울마다 관리가 만만치 않기도 하고 이래저래 처치곤란이었다.
겨울에 잎을 다 떨구면 잘라야겠다고 결심했다.
무엇보다 좁은 화분에서 사니까 꽃이 필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그래서 2022년에는 벚나무에 마음을 전혀 주지 않았다.
심지어 겨울에 비닐 한 조각 둘러두지도 않고 겨우내내 옥상에다 방치했다.
2023년 봄이 되어 이제 잘라야겠다고 생각하던 차,
며칠 봄비를 맞은 벚나무의 겨울눈이 통통해지는 게 보였다.
아이쿠, 마음 약해지게 큰일났네 싶었다.
비 맞기 전에 잘랐어야 했는데....
우려한대로 며칠 지나 겨울눈이 터지기 시작했는데
글쎄 그중 몇 개에서는 이렇게 꽃잎이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2023년 3월 30일 사진)
왼쪽은 잎눈, 오른쪽은 꽃눈
고만한 싹에서 나무가 된 벚나무,
4년 만에 드디어 꽃을 보게 된 것이다!
봄 날씨가 무척 더워서 꽃 잎이 열리는 속도가 빨랐다.
겨울눈이 절반은 얼어서 바스라졌지만, 몇개는 살아 남아 꽃이 되고 잎이 되었다.
※ 커다란 벚나무 아래서 데려온 싹이라 벚나무일 가능성이 높지만,
꽃을 볼수록 벚꽃이 아니고 매화나 살구일 가능성도 있지 않나 싶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새싹이 나무가 되고, 꽃이 피었다는 사실 아니겠는가. :)
<벚나무 잎마다 꿀주머니 있는 거 아시나요?>
벚나무 잎 아래에 요런 구슬 같은 게 있다.
모든 잎 밑에 요렇게 영롱하게 달려있고,
손으로 만져보니 끈적한 거다.
혀를 대보니까 달아. 이거 꿀인가?
그런데 왜 꿀단지가 잎마다 달려있는 거지?
그래서 벚나무의 꿀주머니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
벚나무는 병충해에 약하다고 한다.
그래서 꿀주머니(밀샘)을 만들어서 개미를 유인한다고 한다.
벚나무가 개미에게 꿀을 주고, 개미는 벚나무에 해충이 못 오게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와... 정말 식물은 너무 대단하다! 모든 것에 다 계획이 있다.
근데 정말 꿀 먹으러 개미가 온다고???
그래서 벚나무가 잔뜩 있는 산에 가보았다.
당연히 산의 벚나무 잎 아래도 꿀주머니가 있고,
과연 개미들이 바삐 벚나무를 오가고 있었다!!!!
가만히 지켜보니까 개미가 꿀주머니에서 꿀을 빨아먹고 있다!!!
내년 봄에는 벚나무 밑에 움튼 싹도 발견하시고,
벚나무 잎에 달린 귀여운 꿀주머니도 확인해보세요!
파종인간
파종을 좋아하는 식물 집사. 실내 식물 키우기와 텃밭 농사도 합니다. <아이의 꽃말은 기다림입니다>외 3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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