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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화분이 좋은 화분인가?
글로스터23. 12. 18 · 읽음 1,286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절대적으로 좋은 화분이나 절대적으로 나쁜 화분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컵이라도 자신이 식물을 키우는 환경에 맞고 자신의 가드닝 스타일에 맞는 화분이라면 좋은 화분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토분, 플라스틱 화분, 플라스틱 슬릿분 등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토분

 

 

같아도 다른 토분

토분은 흙을 재료로 만든 화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드닝에서 토분이라고 하면 테라코타 화분, 즉 초벌구이만 해서 화분의 통기성을 최대화한 화분을 뜻합니다. 하지만 같은 토분이라고 해도 재료가 되는 흙의 특성이나 굽는 방식과, 코팅의 여부, 흙의 두께 등에 따라 화분의 특성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통기성이 우수한 토분

토분은 초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통기성이 매우 우수하여 물 배출이 빠릅니다.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과습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흙과 가장 비슷한 성질이고 표면에 기공이 많이 발달되어 있어 통기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통기성이 우수한 토분은 흙으로의 산소 공급이 원활하여 뿌리의 발달에 유리합니다.

토분은 물 마름이 빠르기 때문에 적절한 용토와 함께 쓰면 건조함을 좋아하는 다육이나 제라늄, 선인장 등을 심기에도 좋습니다. 또한 인테리어 측면에서도 주변과 조화를 쉽게 이루기 때문에 투박한 토분은 오히려 식물을 돋보이게 해주는 장점도 있습니다.

 

토분의 단점

 초벌구이만 했기 때문에 내구성이 약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부스러지므로 사실 내구제가 아닌 소모품으로 보아야 합니다. 특히 겨울철 야외에 두게 되면 얼고 녹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봄에 토분이 터져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특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제품이 겨울에 더 취약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한, 물을 좋아하고 흙이 늘 젖어 있어야 하는 율마, 유칼립투스, 티트리, 콜로카시아, 오로라페페, 이레신버벌티 등과 같은 식물은 토분을 사용하면 물시중을 드는 일이 보통이 아니고(특히 여름철) 자칫하면 한번에 건조로 식물을 죽일 수 있습니다.

토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공이 미네랄과 오염물질로 막히면서 통기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습니다. 코팅이 되어 있지 않아 곰팡이와 이끼도 취약하죠. 햇볕을 받거나 통풍이 원활한 야외나 베란다 걸이대에서는 곰팡이 문제가 없지만 실내에서는 더 많이 발생합니다.

무게가 무거워 화분의 수가 많아질수록 팔목이 아픈 것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토분은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독일 토분이나 국산 막토분도 일제 플라스틱 슬릿분에 비해서는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듀갸르송과 같은 수제 브랜드 토분들은 구입도 어려울 뿐 아니라 가격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토분 제조 방법에 따라 다른 특징

 

재료

사질(모래가 많이 섞인 흙)로 굽는 토분은 물 마름이 다른 토분에 비해서 훨씬 더 빠른 편입니다. 그에 비해 점토질(니질)로 굽는 토분은 공극의 사이즈가 작아서 물 마름이 더딘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독일 토분의 경우 국산 토분에 비해 물 마름이 더딘 편입니다.

 

굽는 온도

대체로 800도 정도의 낮은 온도로 구운 토분을 저화도, 중간을 중화도, 1,250도 이상의 높은 온도로 소성하는 경우 고화도라고 부릅니다.

가드너스와이프 고화도 토분 (이미지 출처: https://images.app.goo.gl/4sDhXnUSc1GWQApWA )

 

저화도는 물이 바깥으로 맺혀서 나올 정도로 물 마름이 빠릅니다. 따라서 통풍에 유리하기 때문에 다육이(선인장 등), 제라늄 등 건조한 흙을 좋아하고 과습에 취약한 식물을 키우기 유리합니다. 다만 낮은 온도에서 소성했기 때문에 잘 깨지는 등 내구성이 약한 편이며 이염이나 오염에 취약합니다. 미네랄이 빠져나와 바깥에서 결정을 이루기 때문에 곰팡이 등이 잘 생기는 단점도 있습니다. 또한 추위에도 약해서 얇은 저화도의 경우 겨울철 실외에서는 추위에 터져버릴 수 있습니다.

 

물마름이 좋은 깜장 저화도 토분

 

고화도는 일반적으로 토분이 가지고 있는 특성은 많이 없는 편이며, 세라믹화된 화분으로서의 특성이 강합니다. 손가락으로 튕겨봤을 때 더 맑은 소리가 납니다. 물 마름은 더딘 편이고, 일정한 속도로 화분 내 흙의 수분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과습에 취약한 식물을 키울 때에는 물주기 등을 조심해야 합니다. 대신 내구성이 높고 이염과 오염에 강하기 때문에 외관상으로는 더 좋아 보일 수 있습니다.

중화도는 저화도와 고화도의 중간적인 특성을 보입니다.

 

코팅 여부

코팅을 하게 되면 수분 증발이 억제되는 측면이 있어서 물 마름 속도가 더뎌지는 대신 화분 외부의 이염이나 오염에서 다소 자유로워집니다.

코팅도 얇게 코팅한 토분에서부터 유약을 듬뿍 발라 코팅한 토분까지 다양합니다. 

 

유약분 - 실제로 토분의 장점은 거의 없어져서 토분으로 분류하기 보다는 유약분으로 별도 분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마름이 더뎌야 하는 식물을 심기에 좋으며 특히 오염에 매우 강한 장점이 있다.
(이미지 출처: https://images.app.goo.gl/tiYtsrQNkAr5WebU9)

 

 

토분의 두께

토분의 두께가 얇을수록 물 마름은 좋아지고, 두께가 두꺼울수록 물 마름은 더뎌집니다. 두께가 얇으면 가벼워서 핸들링이 쉽고 두꺼워지면 무거워서 다루기가 힘들어집니다. 또한 두께가 얇으면 내구성이 약해지고 두께가 두꺼워지면 내구성이 좋아집니다. 저화도일 경우 두께가 얇으면 오염과 이염이 잘 되지만 두께가 두꺼워지면 오염과 이염이 덜합니다.

참고로 이탈리아 토분 중 가격대가 높은 수제 토분의 경우 통풍이 잘되는 흙을 사용해서 저화도로 굽고 코팅을 하지 않는 대신 두께를 두껍게 해서 일반적인 저화도 화분의 단점을 극복한 화분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의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서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2. 플라스틱 화분

 

플라스틱 화분의 장점

플라스틱 화분은 가격이 저렴하고 가볍습니다. 또한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플라스틱 화분을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연질 플라스틱 화분의 경우 화분이 부드러워서 식물과 화분을 분리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중소형 식물의 시장 출하 시에는 대부분 연질 플라스틱 화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 마름이 잘되지 않아 과습이 쉽게 오는 경향이 있고 고가의 플라스틱 화분이 아닌 일반적인 플라스틱 화분의 경우 심미적으로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플라스틱화분 (이미지 출처: https://images.app.goo.gl/vmGzL9n3WbHZqS3D7)

 

통기성이 좋은 플라스틱 슬릿분

슬릿분은 가볍고 저렴한 특성에 물 마름을 개선한 화분입니다. 사방에 세로로 길게 홈을 낸 슬릿분은 일반 플라스틱 화분에 비해 통기성이 크게 개선될 뿐 아니라 뿌리가 화분 바닥에서 동그랗게 뭉치는 뿌리 써클링 현상을 줄여주어서 식물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사각형 슬릿분의 경우에는 실내가드닝의 공간부족 문제도 해결해줄 수 있기 때문에 번식이나 대량 재배 시에 많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슬릿분 (이미지 출처: https://images.app.goo.gl/ZLj9vLYejcTBzMBr9)

 

플라스틱 슬릿분의 단점

그러나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화분은 아름답다고는 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고, 슬릿분의 경우 다른 플라스틱 화분에 비해 물마름이 좋다는 것이지 토분에 비해서는 물마름이 더딘 편입니다. 또한 중국산 슬릿분의 경우에는 저가의 소재를 사용해서 빛에 장기간 노출시 바스러지는 제품도 있기 때문에 검증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슬릿분의 색상은 대부분 모스그린 색상이 선호되는데, 화분을 사용하면서 생기는 얼룩 등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흰색은 처음에 보기는 좋은데 나중에 흙으로 인한 얼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이 경우 락스에 담궈두면 얼룩을 없앨 수 있습니다).  

슬릿분은 따로 구입을 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연질 플라스틱 화분이나 투명 에 가위나 칼을 이용해서 옆에 홈을 내어 슬릿분으로 만들어 쓸 수도 있고, 인두로 구멍을 내서 통풍을 개선시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상으로 토분과 플라스틱 화분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저는 초반에는 토분에 대부분의 식물을 키웠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화분의 수가 많아지고 관리가 어려워지는 어려움을 느껴 지금은 대부분 플라스틱 슬릿분에서 식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 글이 여러분들의 화분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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