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년째, 봄이면 봄마다 후회하는 일이 있다. 바로 겨울에 튤립을 심어두지 않은 것.
튤립의 개화시기는 4월, 한창 봄에 핀다. 하지만 봄에 멋진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충분히 추운 겨울을 나야 한다.
그러니 바로 지금이 이듬해 봄의 기쁨을 준비할 때다.
구근 구매하기
가까운 화원 혹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튤립 구근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저온처리 여부이다. 튤립의 싹을 틔울 때 온도는 15도 이하가 적절한데, 부득이 따듯한 실내에 두어야 한다면 저온처리가 되어 있는 구근을 구매해야 실패하지 않는다.
구근 껍질 제거
노지월동을 하는 경우에는 껍질을 까지 않고 그대로 심는 것이 좋지만, 화분에서 키울 때에는 껍질을 까서 심어야 뿌리가 뻗기 쉽다. 껍질이 잘 까지지 않을 때는 하루 정도 물에 불려 두면 잘 까진다.
자구가 붙어 있다면, 가볍게 떨궈낸다. 손으로 건드려서 떨구어지지 않는 자구라면 굳이 떼어내지 않는 것이 좋다.
이때 구근의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데, 겉면에 상처가 난 것은 괜찮지만 뿌리가 딱딱하거나 검게 썩어 있으면 열심히 심어도 싹이 나지 않는다.

소독하기
구근 소독은 필수는 아니지만, 곰팡이나 기타 병충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구근을 소독할 때는 '벤레이트'라는 약품을 사용하는데, 가정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락스로 대체할 수 있다.
락스를 물에 1000:1 비율로 희석한 다음, 구근을 담근다. 시간은 15분에서 30분 가량이 적당하다.
화분에 심기
화분에 깔망과 마사토 적당량을 깐 다음, 구근 크기의 2배 정도 깊이로 흙을 넣어준다.
튤립은 과습에 약하기 때문에 배수가 잘 되는 화분을 사용하고, 마사토와 흙의 비율을 잘 맞추어야 한다. 구근은 영하의 온도에서도 잘 버티지만, 뿌리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는 것은 막아야 하기 때문에 노지에서는 추위를 피해 깊게 심는 것이 좋다. 하지만 화분에서 키울 때에는 구근의 2배 정도 깊이가 적당하다.
제자리 찾아주기
싹이 나기 전까지는 춥고 어두운 곳에 두었다가 싹이 나면 빛이 잘 드는 곳으로 옮겨준다. 싹이 난 이후에 빛이 부족하면 웃자라서 예쁘지 않으니 식물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높은 온도에서 싹을 틔운 튤립은 꽃이 예쁘지 않다고 한다. 적당한 추위와 시련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4월의 튤립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춥고 괴로운 겨울이 조금 견딜만해지지 않을까?
구이일
3년차 도시 농부이자 글쓰는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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