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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ㄹㄹ 발견한 <가독성> 칭찬해.
가독성23. 12. 23 · 읽음 144

 

방안 외풍의 싸늘한 기운을 피해 혹한기 거실 캠프를 진행 중이다. 모두 잠들어 고요한 밤이 좋아서 혼자만의 방으로 들어왔다. 막내는 방학 기념으로 독감에 걸렸고, 내일 예정된 기다리고 기다리던 크리스마스와 첫째 생일 기념 레스토랑 외식은 물 건너갔다. 그렇게 좋아하는 아빠는 가라 하고 엄마를 찾는다. 세상 발랄한 아이가 힘이 없다. 평소와 다른 차분함에 마음이 쓰리다. 동지의 밤은 깊고 깊은 어둠의 시간이니깐 즐겨야지. 오늘만 견디면 왠지 내일은 반짝이는 빛이 좋은 시간들로 물들여줄 것 같다. 

 

이 좋은 시간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며 유튜브 음악 채널을 틀었다. 달달한 음악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광고가 나온다. 아니 이것은 <그로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멍하니 광고 영상을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그로로 어플을 눌렀다. 세상에나 마상에나. 12월 2일이 마지막 글이다. 찬찬히 홈페이지를 보며 이번달 주제를 살폈다. <나만의 어워드>, 쓰고 싶은 마음이 다시 타올랐다. 마지막 글을 쓰던 즈음 개인적인 일로 많이 울었고, 먹먹했고, 답답했다. 호흡을 고르는 중이고, 나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중이고, 희망을 찾는 중이다.(게을러서 글 안 쓴 줄 아셨죠.)

 

올해 그로로를 찾아낸 <가독성>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그로로는 꾸준히 글 쓰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사이트이다.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고, 그 식물들은 키우면서 지금도 마음의 위로를 받는 중이다. 말 없는 꽃을 바라보듯 보이지 않는 희망에 말을 계속 걸어가는 중이다. 

 


마니또 같은 그로로 친구들에게 식물도 샀다. 식물을 나눠주기도 하셨다. 씨앗도 받았다. 얼굴 한번 보지 않은 나를 믿어주는 마음이 감사하다. 항상 세상을 살면서 내가 퍼주기만 하고 손해 보는 인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항상 감사하게도 받는 것들이 훨씬 많았다. 좋은 덤을 얹어 보답하는 인간이 되어야겠다. 

 


요즘 그로로에 사람들이 많아져서 행복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식물을 사랑하는구나. 괜히 흐뭇하다.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부단한 노력과 정성으로 켜켜이 쌓인다는 걸 이제는 아니깐. 이런 사랑을 사랑한다.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사랑을. 

 


오늘의 광고 영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그로로와의 인연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그로로를 재발견하는 나만의 어워드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힘든 고비 속 겨울잠에서 깨어났으니 다시 그로로와의 만남에 사랑을 쏟아봐야겠다. 

 

 

 

"모두 애쓰신 한 해였을 거예요.

행복한 연말 되시길 바랍니다.

내년에도 그로로에서 만나요."

 

 

 

벌써 싹이 난 마이리틀가든. 다음엔 이 글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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