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식집사 ‘현과리(Hyeon and Lee)’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 지난 포스팅 「몬스테라 키우기」 에 이어, 약 2달간의 몬스테라 성장과정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1. 알보몬 1호
알보몬 1호가 택배를 통해 저희 집에 처음 왔을 때, 알보몬 1호의 줄기가 꺾여 있었어요. 반품을 해야하나 고민을 했지만,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걸 식물에게 있어서 '뿌리 내리는 일'이라면, 보통 인연이 아닌지라 반품 하지 않고 정성스레 키웠습니다. 다행히 알보몬 1호는 예쁜 신엽을 내어주었어요.

저희 집에 뿌리를 내린지 한 달만에 눈자리가 열렸고, 신엽이 완전히 펼쳐지기까진 두 달정도의 시간이 걸렸어요. 커뮤니티에서 눈자리가 열리고도 얼음상태인 개체들이 심심찮게 보였는데, 저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알보몬 1호는 매일매일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로 성장이 매우 빨랐어요.

눈자리가 열리고 나서는 설레임에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식물을 키우면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은 기다림이라고 생각해요. 애지중지 키우는 식물이 빠르게 성장했으면 하는 욕심은 누구나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알보몬 1호의 눈자리가 열리고 나서는 기다림의 고통을 보상해주듯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정말 행복한 식생활을 했습니다.
우리가 식물을 키우면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이럴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행복을 어떨때 느낄까요? 누군가 행복의 원료는 '희망'이라고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출처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식집사 입장에서 공감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키우는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잎을 내고, 꽃을 피우며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희망하며 우리는 행복을 느끼고 있는게 아닐까요?

알보몬 1호는 산반의 예쁜 신엽을 내어주었어요. 조그만 뭉텅이 같이 하찮은 줄기에서 거대한 줄기를 뿜어낸 것을 보면, 정말 감탄밖에 나오질 않아요. 모체보다도 더 두꺼워진 줄기를 보고 있자니, 자연의 생명력에 감동을 느낍니다.

2. 알보몬 2호
알보몬 2호는 알보몬 1호보다 2∼3일 정도 일찍 눈자리가 열렸어요. 형, 동생처럼 알보몬 1호와 2호가 비슷한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알보몬 1호의 뿌리 발달이 더 좋았기 때문인지, 눈자리가 터진 이후의 성장속도에는 차이가 있었어요. 알보몬 1호의 신엽이 더 일찍 펴진걸 보면, 역시 식물 성장의 근원은 뿌리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알보몬 2호의 신엽은 흰색 지분이 적당히 섞여 있으면서, 잎까지 갈라진 신엽을 내어주었어요. 벌써 잎이 갈라질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건강한 모습이 기특했습니다.

몬스테라 보르시지아나종과 델리시오사종의 구별되는 특징은 '잎의 모양'인데요. 아래 사진에서 왼쪽은 알보몬 2호(보르시지아나) 오른쪽은 저희 집 거실에서 키우는 중인 몬스테라 델리시오사입니다. 잎 모양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잎의 모양이 델리시오사 종이 더 원형에 가깝고 대칭인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내에 유통되는 무늬 몬스테라종은 델리시오사 종입니다. 제가 키우는 중인 무늬몬 1호도 역시 델리시오사 종입니다. 국내에 유통되는 일반적인 알보 몬스테라는 보르시지아나종입니다. 물론 알보 몬스테라는 델리시오사 종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실물을 보진 못했지만, 가격이 상당히 고가에 형성된 걸로 알고 있어요. 사실 델리시오사 종이 몬스테라 원종이고 델리시오사 종의 변종이 보르시지아나입니다. 그래서 원종인 델리시오사 종의 가격이 더 고가에 유통되는 게 아닐까 싶네요.

3. 알보몬 3호
새로운 알보 몬스테라가 저희 집에 뿌리를 내렸어요. 우연히 당근마켓에서 순화가 완료된 탑삽수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글을 보고 바로 데려왔어요. 알보몬 2호를 데려오며 더 이상의 식쇼(식물쇼핑)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저였지만, 그 약속을 깰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약속'의 존재는 '약속이 깨질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죠. 저는 더이상의 식물을 들이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알보몬 3호를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알보몬 4호가 저희 집에 들어온다면, 역시 더이상의 식물을 들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후에 데려오지 않을까요? ^^
아무튼 바로 데려왔어요. 오자마자 분갈이를 해주며 뿌리 상태를 확인했어요.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생각보다 뿌리가 많지 않아 걱정은 했지만, 검정색으로 썩은 뿌리 없이 상태가 매우 건강해 안심했습니다.

탑삽수라서 그런지 저희 집에 뿌리내린지 얼마 되지 않아 예쁜 신엽을 내어주었어요. 흰색지분이 적당히 들어간 산반의 아주 예쁜 무늬의 신엽이랍니다. 최근에는 뿌리가 화분 바닥을 뚫고 나오길래, 자르지 않고 뿌리만 정리해 다시 분갈이 해주었습니다.

4. 무늬몬 1호
무늬몬 1호도 신엽을 내어주었어요. 신엽치고 기존의 잎들보다 키나 잎의 크기가 작아 걱정이지만, 무늬몬은 건강한 것 같습니다.

5. 마무리
취미를 갖는 일은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언어’의 용도가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고 나와 다른 누군가와의 소통을 위한 도구라는 관점에서 그렇다는 것인데요. 영어나 불어와 같은 언어를 배운다면, 우리는 그 언어를 사용해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사람과 소통할 수 있을 거에요. 똑같이 식물이라는 취미를 갖는다는 것은 식물이라는 언어를 갖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식물이라는 언어로 나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식물이 자라는 모습이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식물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을 반추하게 되는 계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식물을 키우는 과정을 통해 식울의 언어를 배우고 ‘그로로’를 통해 식물의 언어로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게 됨에 매우 큰 감사함과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식물키우는 제 이야기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면서 행복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현과리
안녕하세요. 식물을 키우는 현과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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