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민은 주변 사람들을 정리할까? 인데..
부쩍 스트레스를 받을 때나 슬플 때만 나에게 연락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이게 진정한 의미의 인간관계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나르시스트나
감정쓰레기통으로 쓰려고 하려는 사람들의
특징을 알아보며 더더욱 나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다.
그러다 이런 검색까지 하게 만드는 인간관계는
차라리 없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즈음 찾는 책들은 인간관계에 관한 책들뿐이다.
소설 <급류>도 그런 류의 책이었다.
다음 문장을 읽다가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우연이 아니었겠지.
“한번 깨진 관계는 다시 붙일 수 없다고 하는 건 비유일 뿐이야. 이렇게 생각해봐.
우리는 깨진 게 아니라 조금 복잡하게 헝클어진 거야.
헝클어진 건 다시 풀 수 있어.”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지금보다는 통크게 살아왔던 것 같다.
가치관이 달라도 취미생활이 같다면 그걸 같이 누리는 것만으로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요즈음 내 가치관과 정반대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이 관계를 끊어야 내가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귀엽고 안쓰러워보이던 친구의 모습이
이제는 오만하고 자신밖에 모르며
무조건 자신 편에 서서 옹호해야 하는
무자비한 사람으로 보여진다.
깨진 관계가 아니라 그냥 헝클어진 것 뿐이라면
풀어볼 생각을 할 수 있을 텐데..
더이상 귀엽지도 안쓰럽지도 않다.
그렇다면 이 관계를 지속해야 할 값어치가 있을까?
그러다 다음 장면을 읽고나서는
또다시 마음이 바뀐다.
해솔도 도담을 따라 물속에 들어갔다.
게곡물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정말 수면에서 몸이 빨려 들어가는 듯한
소용돌이를 느꼈다. 잠수해 있는 도담을 향해. 3미터쯤 되는 용소 바닥까지 내려갔다.
해솔은 너도 빨리 들어가는 기운을 느꼈내는 긋 눈을 크게 뜨고 도담을 봤다. 고개를 끄덕이며
도담이 웃었다. 해솔도 웃었다. 세상이 둘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 위에 있는 픠진은 두 사람이 잘 보이지 않을 거였고 빨려 들어가는 기분도 모를 거였다.
나도 그들처럼 그들과 즐거운 때가 있었지.
그 소중한 추억들을 순간들을 생각하면
다시한번 힘을 내서 관계를 교정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희망이 샘솟는다.
그/그녀와 나만 아는 순간들..
결코 지우고 싶지 않는 기억들..
기억들을 떠올리면
이 관계는 깰 수 없는 건데
그저 헝클어져 있을 뿐인데
섣불리 잘라내려고 하는 건 아닌가 싶다.
예프
사람을 좋아하고 책,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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