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애초에 다섯개의 씨앗만 도전했었다. 그마저도 2개 씨앗은 그대로 지피펠렛에, 3개 씨앗은 물에 불린 뒤 지피펠렛에 심었다. 그렇게 조를 쪼개고 쪼개 AB테스트를 진행했다. 물에 불린 씨앗 중 하나가 발아했다. 12월 26일에 심어두었고, 실제 발아한 것은 1월 5일! 그러니까, 심고나니 새해가 밝은 것이다. 2024년이 되니 2023년의 그 어떤 것들은 가고, 어떤 것들은 이렇게 큰다.(의미부여가 심한 편)
진짜, 꼭 꽃을 보고 싶다. 파랗고 아름다운 꽃! 네모반듯하게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그럼 여기에서 멈출 수 없지. 아직 신에게는 다섯개의 씨앗이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남겨두기를 잘 했지. 물론 그로로에서 따로 신청하면 씨앗을 더 주시는 것 같기는 한데, 어떻게든 이 열개의 알로(?) 버텨보겠습니다.. 이럴때면 참 쓸데없는 부분에서 고집이 있다.
음. 잘 보이지는 않네.
작은 소주잔에 씨앗 세개를 불렸다.(이와중에 또 씨앗 2개는 남겨둔 나, 치밀한 바보!) 씨앗들이 잘 자랐으면 좋겠다. 제발 잘 살아남도록 해. 어쩐지 2024년부터는 더 잘 살아보고 싶은데, 여러모로 씨앗에게 걸어둔 마음이 크다. 작은 씨앗에게 이렇게 부담을 주는 것이 잘 하는 짓일까? 한편으로는 이런 내가 비겁하다. 흥. 그래도 어쩌겠어. 자꾸 의미부여를 하게 되는 것을.
새해라고 어쩐지 들썩이던 시기가 지났다. 1월도 반이 지났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얼마나 또 지나있을지. 시간이 지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다. 그래도 누군가 그랬다.
마흔이 더 좋더라. 그리고 또 누군가 그랬다. 마흔이 제일 좋을 줄 알았는데, 점점 더 좋아지더라.
진짜 스무살의 나보다 서른의 내가 더 좋았는데, 더 좋을 일들만 앞두고 있다 생각하면 그래도 기분이 좀 나아진다. 갑자기 딴 길로 샜네. 아무튼, 네모반듯아. 네모반듯하게 잘 자라주겠니? 새싹 시절도 좋겠지만, 그보다 더 좋은 시절이 또 온다? 얘들아, 내 말 듣고 있니?
마음이 급해서 지피펠렛 불리기도 전에 사진찍고서는 나중에 심은건 사진 찍지도 않았다. 도무지 제대로 하는 것이 없으면서 씨앗에게 바라는 것만 많은 사람. 이대로 괜찮을까? 여러모로 부족한 식집사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잘 해볼게. 언니가 잘 할게 얘들아!! 얼른 만나고 싶어.
최글루
이쪽이야기를 편안히 하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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